역차별의 이면 2 부담스런 이야기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이보다 더 황당하면서도 겁나는 역차별 법도 있다. 최근 공기관을 위주로 교육시키는 성희롱 기준을 보면 남자가 강제 키스에 저항하다 가해자가 된 정도는 문제도 안 될 것 같다. 악의 없는 덕담, 무심코 이루어진 접촉까지, 심지어 쳐다보기만 해도 여자 쪽에서 기분 나빴다고 여기면 무조건 성희롱으로 처벌 받아야 한단다. 이런 법을 글자 그대로 시행한다면 사회적으로 살아남을 남자가 몇이나 될지 의심스럽다. 더욱이 이런 점을 악용하면 여자들은 적당히 도발해서 성희롱에 걸릴만한 행동을 유발시킨 다음 이를 이용하여 상대 남자를 매장시켜 버리기 쉬워질 것이다.

혹자는 그동안 여자들이 사회적 약자로 피해를 보아왔으니, 이 정도 벌충을 해주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런 법 적용은 여자를 핍박해 본 적도 없는 애꿎은 남자의 인생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점을 애써 무시한 것이다. 이런 부작용을 애써 외면하겠다는 태도 역시 대한민국 사회에 달가운 일은 아니다.

사실 이런 사태가 축적되면 부작용은 훨씬 심각해 질 수 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능력 있는 인재들이 모여 격의 없이 협력해야 할 일이 많다. 물론 이럴 때 남녀를 가릴 여유 같은 것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여자와 말이라도 잘못 섞었다가 피해본다는 피해의식이 심해진다면? 여자와 협력하는 것 자체를 기피하는 경향도 생길 수 있다.

개인적으로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몇 년 동안 알고 지내던 선배 교수의 여학생이 떨어뜨린 물건을 주워 돌려주려다가 난데없이 스토커 취급을 받은 것이다. 현행법이 떠오르면서 겁이 덜컥 났고, 이후에는 그 여학생과는 몇 년 째 마주쳐도 말도 건제지 않는다. 본디 좀 소심한 성격인 데다가, 표절\재탕\연구비 횡령으로도 잘라낼 수 없는 교수 자리를 성범죄로는 자를 수 있다는 점을 숙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중간에 낀 선배가 민망할 일이 생겨도 아랑곳하지 못한다. 당사자에 관한 한, 서로 협력해야 할 연구자라는 개념은 지워버린 지 오래다. 이렇게 남자와 여자관계를 자연스럽게 서로 경계하고 대립하게 만드는 일이 바람직한 현상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아직까지는 그런 태도 보이지 않는 여성동지와의 협력이 가능하다. 실제로 서로 협력을 모색하고 있고, 결실을 거두어 공저로 저서를 낸 일도 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만 의심스러운 태도를 보여도, 여자는 극단적으로 기피하게 되는 증상을 치료(?)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왜 이렇게 바람직하지도 않으면서 악용하기 쉬운 법 조항이 생겨날까? 이런 법 만든다고 특정 성별 전체가 특별한 이익을 얻는 것은 아니다. 성희롱 법 아무리 강화해봐야 진짜 악질적인 자가 처벌 받는 꼴은 보기 어려울 것이다. 권력과 돈 있으면, 아무리 나쁜 짓 하더라도 빠져나가는 꼴은 흔하게 볼 수 있다. 결국 강화된 법으로 걸려드는 쪽은 권력도 돈도 없는데다가 세상 물정도 모르는 쪽이기 십상이다.

그럼 혜택은 누가 볼까? 악용하기 쉬운 법을 만드는 이유는 뻔하다. 이것을 이용해서 평소 걸림돌이라고 여겨졌던 상대를 제거하는 수법 역시 고전적인 것이다. 대부분의 선량한 시민들은 법을 악용해서 이익을 챙기는데 익숙하지 못하니까. 이런 짓은 어떤 형태로던 권력에 민감한 정치꾼의 몫이다. 그러면 악용하기 쉬운 법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더 이상의 해설이 필요 없을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권력이 걸리면 남녀는 물론이고 부모·자식까지 몰라보는 게 현실이다. 현대 사회에서 권력은 자기들에게 유리한 법과 규범을 만들어내는 능력으로 표시된다. 그런데 대한민국에는 특정 성별 보호를 노골적으로 표방하는 부처가 있다. 물론 지구촌 다른 나라에는 없는 부처다. 다른 나라에서 이런 부처를 만들지 않는 이유는 특별히 이런 부처를 만들어 맡아야 할 업무가 없기 때문이란다. 뒤집어 말하자면 이런 부처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있어야 할 명분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그것도 특정 성별에 기대서 명분을 만들려면 눈에 확 띌 만큼 유리한 법조항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런 발상에서 만들어진 법을 악용한 부작용은 대개 선량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 그런데도 이런 법이 만들어져 유지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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