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잡고 있었으면서도 상륙을 막지 못한 이유 2 └전쟁사

사실 전투 경험이 없지 않은 소정방이 해안에 보이는 게 없다고 대규모 병력을 덥석 상륙부터 시키려 했을 것 같지는 않다. 먼저 정찰대부터 상륙시켜 상황을 정탐하면서 점차 상륙 병력을 늘여가는 것이 일반적인 수법이다.

이 과정에서 대응하는 백제군을 보고 주력부대의 상륙지점을 바꾸었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단지 이런 복잡한 과정을 미주알 고주알 자세히 남겨놓지 않는 동양 고대사 기록의 특성상 후대 사람들이 오해하기 쉽도록 기록이 남았을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설사 백제군이 병력 배치를 들키지 않았다 해도 당군의 상륙을 완전히 무산시킬 수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울 것 같다. 어차피 당군은 백제군에 비해 숫적으로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의 병력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1차적으로 상륙한 부대가 전멸한다고 해서 상륙 자체를 포기할 만큼의 타격이 된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니 백제군의 부담은 커진다.

백제군의 실책이 컸다는 주장대로라면 백제군은 당군의 눈에 띄지 않는 해안의 뒤쪽에 병력을 배치해놓고 당군이 상륙하기를 기다렸어야 했다는 얘기가 된다. 하지만 그랬다고 해서 상황이 좀 나아졌을 것 같지는 않다.

  10만 병력을 자랑했던 당군에 비해 백제군은 절대적인 병력 열세에 있다. 안 그래도 부족한 병력 중에 황산벌 방면으로 5천이나 되는 병력을 빼냈으니, 병력부족은 더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런 수준의 병력을 양쪽 해안 여기저기에 분산시켜 배치하면, 배치하지 않은 것이나 별 차이가 나지 않을 상황이다. 그러니 일단 병력을 집결시켜두고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소정방이 장항부근에서 백제군을 보았을 때 순진하게 너희들 있는 거 알았으니 나 다른데 상륙한다는 티를 냈을 것 같지는 않다. 병력은 남아도는 상황이니 일부 부대로 하여금 장항지역에 상륙시도를 하는 건 일도 아니다. 사실 상륙하는 척만 해도 이 지역에 배치되어 있던 백제군이 함부로 빠지지는 못한다.

당군은 이런 점을 이용해서 일부 부대가 장항 부군에 상륙하는 척하면서 백제군을 묶어둘 수 있다. 그러면서 일부 부대는 군산 방면에 상륙할 수 있고, 그걸 의식해서 백제군이 이동하는 눈치가 보이면 양쪽에 동시 상륙해도 그만이다. 그래도 양쪽 상륙지점 모두에, 맞서고 있는 백제군보다는 압도적인 병력을 투입할 수 있다. 최소한 한쪽은 뚫을 수 있다는 계산을 해볼 법 했다.

 

 


덧글

  • 미군철수 2014/11/12 09:53 # 답글

    소략한 기록을 가지고 너무 이야기를 비약시키면 안됩니다.
    상륙전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도 모르는데 하구의 양쪽을 놓고 당군이 상륙할 지점을 저울질했다는 이야기는 소설입니다.
    답사를 해 보셨다고 하니까 아시겠지만 금강 하구의 폭은 상당히 넓습니다.
    당군이 저쪽으로 내릴 거 같다고 해서 도랑 건너뛰듯 백제군이 강을 넘어갈 수 있는 게 아닙니다.
    프로토스는 가능할지 모르겠어요.
  • 미군철수 2014/11/12 09:58 # 답글

    박사님은 전쟁사를 연구하셨으니까 아시겠지만 한국의 수도는 군사전략상 매우 불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한국전쟁 초기를 돌아보아도 그렇고 한성백제의 패망을 살펴보아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수도이전의 필요성이 나오는 것입니다.
    물론 종북세력은 반대합니다.
    박사님같은 전쟁사 전문가의 고견이 수도이전에 큰 도움이 될 거 같군요.
  • 남해낚시꾼 2014/11/12 14:36 #

    고노무 수도이전 하고 싶음 니가 돈내라 종간나야
  • 2014/11/12 21:24 # 삭제

    이 양반은 뭐가 목적일까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