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렴청정 └ 성고선생의 역사이야기

어린 왕이 즉위하면 그가 성년이 될 때까지 대왕대비나 왕대비가 수렴청정(垂簾聽政)을 한다. ‘男女七歲不同席이라는 유교적 관렴 때문에 여자인 대비가 발을 내리고 정무를 듣는 것이다. 왕이 성년(20)이 되어 친정(親政)을 하게 되면 수렴청정은 풀린다. 이를 철염(撤簾)이라 한다. 수렴청정을 하는 동안은 대비를 여주(女主)라고 부르기도 했다. 단순히 왕을 보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왕의 권한을 대행하는 존재라는 뜻이다. 남자가 섭정(攝政)을 하면 왕의 자리가 위태로워지므로 친권이 있는 부녀자로 하여금 청정하게 한 것이다. 조선시대에 수렴청정을 받은 왕은 성종, 명종, 선조, 순조, 헌종, 철종, 고종 등 일곱 왕이다. 수렴청정의 기간은 8개월부터 9년에 이르렀다.

조선시대 수렴청정의 기간과 왕의 연령

왕명 대 비 청정시 나이 철염시 나이 청정기간 대비의 연령 친속관계

성종 세조비 정희왕후 윤씨 1320852세 친손자

명종 중종비 문정왕후 윤씨 1220945세 친아들

선조 명종비 인순왕후 심씨 16178개월 36세 조카뻘

순조 영조비 정순왕후 김씨 1114456세 증손자

헌종 순조비 순원왕후 김씨 814746세 친손자

철종 순조비 순원왕후 김씨 1921361세 촌수멀어

고종 익종비 신정왕후 조씨 1215456세 촌수멀어

 

순원왕후 김씨는 두 번이나 수렴청정을 했다. 철종과 고종은 6대를 거슬러 올라가야 핏줄이 이어지므로 촌수를 따지기 조차 어려웠다.

대비는 몇몇 신하들을 개별적으로 불러들여 의논하거나 편전에 나가 발을 드리우고 국사를 논의했다. 대비의 명령을 의지(懿旨)라 했다. 수렴청정은 대체로 편전에서 했다. 대비는 발 안쪽 동쪽에서 남향하고, 왕은 발 밖의 서쪽에서 남향했다. 청정할 때 대비의 옷차림은 상복(常服)이었다.

왕비가 이와같이 중요한 자리였기 때문에 양반가문에서는 이를 쟁취하고자 애썼다. 인조반정공신들의 회맹에서 숭장산림(崇獎山林)과 함께 무실국혼(毋失國婚)이 들어 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왕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의지할 곳은 외척 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외척의 세력이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 조선후기에 왕비의 아버지인 부원군에게 군권을 주었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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