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비의 출산 └ 성고선생의 역사이야기

왕비가 되었으면 아이를 낳아야 했다. 특히 왕통을 이을 왕자를 낳아야 했다. 왕자 중에서 장차 세자가 되고 보위를 이을 원자(元子)를 낳아야 한다. 왕비가 왕자를 낳지 못하면 후궁의 아들이 세자나 왕이 된다.

따라서 왕비는 아이를 잘 낳을 수 있는 상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면 아이를 잘 낳을 수 있는 상은 어떠해야 했나? 동의보감에 의하면(11, 婦人相女法) 가는 머리카락, 흑색 눈동자, 유연한 몸, 부드러운 뼈, 곱고 윤기나는 피부, 조화로운 말투와 목소리를 가진 여자라야 한다고 했다.

왕비가 임신을 하면 절대로 성생활을 하지 말아야 하고, 술을 마시거나 약을 술에 타먹지 말아야 하며(동의보감), 칼에 상하거나 몸에 상처가 나서도 안 되었다.(內經) 그 이외에 말고기, 개고기, 자라고기, 비름나물 등을 먹지 말아야 했다. 또 옷을 너무 덥게 입지 말고, 높은 곳에 올라가지 말고, 눕기 보다 거닐어야 할 것 등 금기 사항이 많았다. 바르지 않으면 먹지 않고, 음란한 음악은 듣지 않았다. 어머니가 선()한 마음을 가지면 아이도 선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른바 태교(胎敎)이다. 태교의 주된 내용은 덕()이 있는 모습을 갖추고, 도덕성을 지키는 것으로 요약된다. 문왕(文王)의 어머니 태임(太妊)과 무왕(武王)의 어머니 태사(太史)는 어머니의 이상적인 전범(典範)이다.

임신 3개월이면 태교가 시작된다. 율곡(栗谷) 이이(李珥)성학집요(聖學輯要) 교자편(敎子篇)에서 임신부는

 

옆으로 누워 자지 말고,

비스듬히 앉지 말고,

한 쪽 발로 서지 말고,

맛이 야릇한 음식을 먹지 말고,

사특한 색깔을 보지 말고,

음란한 소리를 듣지 말고,

밤이 되면 장님에게 시를 외우고, 바른 일을 말하게 하라

 

고 했다. 또한 아침에는 성현의 말씀을 태아에게 읽어주고, 때로는 가야금과 거문고를 들려준다. 글 외우는 소리와 가야금 소리가 태아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 이외에도 임산부는 색깔이 고운 홍수정이나 자수정으로 만든 반지 · 팔찌 · 목걸이를 만지고 바라봤으며, 정결한 곳에 거처해야 했다. 임산부는 십장생도(十長生圖)를 수놓고, 아이에게 줄 줄무늬 옷을 손수 만든다. 임산부는 콩 · 채소 · 미역 · · 생선 등 칼슘은 많이 먹고, 영양 있는 음식을 골고루 섭취해야 하며, 보양식으로 용봉탕(龍鳳湯)을 먹는다.

임신 7개월에 이르면 산실청(産室廳)을 설치한다. 그리고 약방에서 3명의 제조(提調: 영의정, 예조판서, 도승지)가 돌아가면서 숙직해야 한다. 3명의 제조가 숙직하는 것은 왕이 아풀 때와 산실청이 설치될 때 뿐이었다. 그리고 의관(醫官), 내의(內醫), 의약(醫藥)이 정해진다. 왕비의 출산에 가장 중요한 일을 맡을 사람들이었다. 산실청이 설치되면 제조들은 4일에 한 번, 의관 등은 3일에 한 번 문안했다. 그러나 출산을 앞두고는 매일 문안한다.

왕비가 출산한 직후부터 7일간은 수시로 구전문안을 하고 조석으로 문건 문안을 했다. 그리고 원자나 원손은 출생 3일 후부터 별도로 소아의(小兒醫)를 입직케 한다. 산실청이 설치된 후에는 형()을 집행하거나, 활쏘기, 총쏘기 등을 하지 못하게 했다. 빈궁(嬪宮)이나 궁인(宮人)들이 출산할 때는 호산청(護産廳)을 두었다. 그러나 산실청과 호산청은 신분이 다른 만치 대우의 격차가 있었다.


덧글

  • 허허 2014/09/06 21:29 # 삭제 답글

    역시 한의학적 내용은 전혀 쓸데 없는게 많군요.
    무슨 근거가 있을라고 ..
  • ㅋㅋ 2016/09/30 20:35 # 삭제 답글

    근거가 없다는건 본인 혼자만의 생각이죠 최근에 에피제네틱스라는 연구가 활발한데 태교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서양의학자들이 밝혀낸 연구 입니다. 예전엔 태교가 무슨 소용이야 라고 말하며 웃던 사람들도 동양의 태교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알아가고 있는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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