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왕자의 난과 이숙번 └ 성고선생의 역사이야기

이들이 출동하려 하자 부인이 준비한 중간이 부러진 철창(鐵槍)을 군사들에게 나누어 주었고, 제군(諸君)의 종자(從者)들과 노복(奴僕)10여인은 모두 몽둥이를 들었는데 김소근(金小斤)만 칼을 들었다.

방원이 말을 달려 독소(纛所)의 북쪽 길에 이르러 이숙번에게

오늘의 일을 어찌해야 하겠는가?”

물으니 이숙번이 대답하기를

일이 이미 여기에 이르렀으니, 두려워해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군호(軍號)를 내십시오

했다. 방원이 산성’(山城)이란 두 글자를 군호로 쓰도록 명했다. 그리고 삼군부(三軍府)앞에 이르러 천명(天命)을 기다렸다.

방석 등이 변란이 일어났다는 말을 듣고 군사를 거느리고 출동하였는데 예빈소경 봉원량(奉元良)에게 궁성의 남문에 올라가 군대의 다과를 살펴보게 했다. 그러나 광화문(光化門)에서 남산에 이르기까지 철기(鐵騎)가 가득차 있는 것을 보고 방석 등이 두려워서 감히 출동하지 못했다. 당시 사람들이 이를 두고 귀신이 도왔다고 했다. 방원이 또 이숙번에게 말하기를

어떻게 해야 되겠는가?”

하니 이숙번이 대답하기를

간당(姦黨)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서 군사를 시켜 포위하고 불을 지른 다음 나오는 자마다 죽이면 됩니다

했다. 2(二更)에 송현(松峴)으로 가면서 이숙번이

이는 조그만 동리이고 곧 남은(南誾)의 첩집입니다

라고 하니 방원이 말을 멈추고 먼저 보졸(步卒)과 김소근등 10여인을 시켜 그 집을 포위하게 했다. 그 집에는 안장을 갖춘 말 두어필이 있었고, 문밖에 있는 노복들은 모두 졸고 있었으며, 정도전과 남은 등은 등불을 밝히고 모여 앉아 담소(談笑)하고 있었다. 김소근등이 문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갑자기 화살 세 개가 계속해서 땅에 떨어지고 지붕의 기와에서 소리가 났다. 김소근 등이 도로 동구(洞口)로 나와 화살이 날아온 곳을 물으니, 이숙번이 말하기를

나의 화살이다

라고 하고 김소근등으로 하여금 다시 들어가 그 집을 포위하게 했다. 김소근 등이 그 이웃집 세 곳에 불을 지르니 정도전 등은 모두 도망하여 숨고, 심효생(沈孝生)이근(李懃)장지화(張之和)등은 모두 살해당했다. 정도전이 그 이웃에 있는 전 판사(判事) 민부(閔富)의 집으로 도망했으나 민부가 고발하기를

배가 허연 사람이 우리 집으로 들어와 숨었습니다

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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