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방송사에서 KBS 역사저널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이유 └ 잡글

그동안 일이 좀 많이 밀려들어서, 작성해서 올리는 글을 좀 자제했다. 그런데 웬일인지 역사저널로 검색해서 들어오는 일이 많아, 주워들은 말 한가지만...

얼마전 모 방송사 간부와 점심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때 역사 저널 이야기가 나왔다. 좀 비판적인 쪽으로... 이유인 즉, “이건 공영방송인 KBS가 취할 컨셉이 아니다라는 것. 조금 구체적으로 요지를 보자면 이렇다. 이 프로그램은 시청률이 7%정도 나온다고 한다. KBS 측에서 시청률보다 더 좋아하는 점은 제작비가 패널 몇 명에 들어가는 정도로 이 정도 시청률을 올린다는 점. 하지만 이런 구조는 케이블이나 교육 방송 컨셉이지 KBS 가 추구할 방향이 아니라는 점이 불만의 요지라고 할 수 있다.

얼핏 보기에는 남의 방송사가 저비용 고효율 프로그램 개발해서 시청률 올리는데 웬 볼멘 소리냐고 할 법하다. 하지만 그 내막을 이해하고 나면 공감가는 부분이 없지 않다.

우선 이 프로그램이 교양으로 분류되는 것 같지만, 사실상 예능의 성격이 강하다. 아닌게 아니라, 나름대로 역사에 깊이 관심을 가져왔던 주변의 전문가 급 사람들은 이 프로그램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다른 역사 프로그램에 비해 정보라고 할만한 것이 뻔한 소리만 하다는 것.

물론 이 말을 뒤집으면, 그렇기 때문에 7%정도의 시청률이 나온다고도 할 수 있다. 그렇게 쉬운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소수의 전문가가 아니라 역사에 별 지식이 없는 일반 시청자의 눈길을 끈다는 것이다. 사실 역사에 대해 별 지식 없는 영화 감독 같은 사람의 비중이 크다는 점도 평가가 엇갈릴 수 있다. ‘속 모르는 수다로 안좋게 보는 시각도 있고, ‘시청자의 눈높이에 맞추었다는 해석도 가능한 셈이다.

문제는 어떻게 평가하건 내막 잘 모르는 사람의 수다에 대해 뻔한 답변주는 내용은 교양보다 예능에 가깝다는 말이 나올 만 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프로그램이라면 자금력 딸리는 케이블 같은 곳에서 만드는 개념이지, 굳이 공영방송이 나설 컨셉이 아니라는 불만이다. 사실 이런 프로그램이나 만든다면 공영방송이라는 이유로 막대한 시청료 거두어가며 다른 방송사보다 훨씬 나은 장비와 대우를 해주는 이유가 있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겠다.

즉 공영방송에 혜택을 주는 이유는 꼭 개발해서 알려야 할 것인데, 어렵고 불편한 것이라 시청률 나오지 않는 내용에 주력하라는 의미가 있다. 그러니 오락 기능을 강조하는 2TV도 아닌 1TV교양의 탈을 쓴 예능프로그램 만들어 시청률 따먹기 하면 이게 공정한 경쟁이냐는 불만인 셈이다. 다른 방송사 입장에서는 마치 대기업이 동네 빵집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듯하다.

또 한가지 가벼인 불만(?)도 있다. 제목은 역사 그날인데, 지금까지 거의 대부분의 주제가 조선시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이럴 거면 차라리 조선의 그날이라는 식으로 제목을 바꾸기라도 하든지, 우리 역사에 조선시대밖에 없는 것처럼 구는 게, 다른 시대 애호가들에게는 은근히 짜증나는 일이다. 이렇게 특정 시대에 집착하는 이유는 특정 패널에 너무 의지하기 때문인 것 같은데... 나쁘게 보면 프로그램 자체가 시청자보다 특정 패널을 위해 돌아가는 거 아니냐는 볼멘 소리도 나올 법 하다.


덧글

  • elly 2014/06/08 11:38 # 답글

    저도 재밌게 보고있는데요. 사실 KBS를 제외한 어떤 방송도 역사를 일주일에 한 번씩 논하지는 않았잖아요. 역사스페셜은 제가 애기때부터 봤었고, 중간에 끊어지거나 진행자가 바뀌거나 하면서도 계속 이어져 갔구요. 전 공영방송이라 이런식으로 꾸준히 한다고 생각했어요.
    프로그램의 제목 때문에 한계가 있어 조선의 그날 같지만 조선만큼 기록이 많은 시기도 없고 시대는 제작진의 준비문제 같긴 하네요. 하지만 오래가는 프로그램은 조선시대 끝나면 과거로 돌아가더라구요.
  • 동사서독 2014/06/08 11:48 # 답글

    지금 하는 사극 드라마와 연계해서, 드라마 하는 동안 비슷한 시기 전후를 훑어주면 좋겠다 싶어요. 예를 들어 태조 왕건이 방영되는 해는 고려시대를, 정도전이 방영되는 해는 조선시대를, 명성황후가 방영되는 해는 구한말에서 근현대를 다룬다든가 하는 식으로 말이죠.
  • 역사관심 2014/06/08 12:09 #

    좋은 아이디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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