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들의 심오한(?) 사고방식 – 드라마 대왕의 꿈 └ 잡글

지난주 일요일 방영된 드라마 대왕의 꿈에서도 심각하게 고민해 볼만한 등장인물들의 사고방식이 보였다. 먼저 계백. 계백은 신라군에 몰려 죽게 될 위기 상황에서도 당황제가 삼한 땅 더럽힐 것을 걱정했다. 당장 자기 목숨을 끊으려 달려드는 신라군에게 이를 당부할 정도로 민족의식이 투철했다는 얘기가 되는데, 당시 시대상황에서 가능했을는지? 이종욱 총장께서 자문해주면서 이런 장면은 좀 넣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고 하던데...

그리고 사소한 문제 같지만, 신라군의 합류가 하루 늦었다고 소정방이 목을 베려 했던 신라군 독군은 김문영이었다. 드라마에서는 이 인물을 김유신 아들 삼광으로 바꿔놨다. 그래놓고 김유신이, 소정방이 화의를 청하지 않으면 아들을 죽일 거라도 시위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나중에 사람들이 정말 아들 죽일 생각이었느냐?’라고 묻자, 김유신은 삼한일통의 위업 앞에 사사로운 감정을 접어둔다는 식으로 대답했다.

그런데 재미 있는 점은 소정방 앞에서 아들 죽일 거라고 시위하던 김유신의 대사 중에 아들 죽이고 나서 당군과 일전을 겨룰 것이라고 위협하는 내용이 나왔다는 점이다. 삼한일통의 위업을 위해 사사로운 감정을 접어두려 했다면서? 아들 죽이게 되면 동맹이고 뭐고 없이 니들하고 먼저 싸우겠다는 말을 뱉어 놓는 게 사사로운 감정을 접어두는 것일까?

또 한가지 재미 있는 장면. 황산벌에서 백제군이 전멸하고 난 다음, 부여융이 찾아와 용서를 구하며 백제 기녀까지 보내 아부하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그런데 여기 기녀로 위장한 화시가 등장했다. 소정방을 죽이려 기녀로 위장해서 잠입했던 것. 그러면 화시의 생각은 뭘까? 백제 왕자는 어떻게든 소정방을 달래서 시간이라도 끌어보려고 하는데, 자기는 앞뒤 가리지 않고 이런 의도에 깽판을 치려했다는 얘기가 된다. 화시는 이런 짓 하는게 백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을까? 그리고 사소한 거지만,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 중 의직 역의 배우가 언젠가부터 충상이라고 바뀌어 나온다. 시청자 헛갈리게 하는 건데, 별 설명이 안 나왔던 것 같다.

 


덧글

  • 학자맞나? 2013/05/04 21:28 # 삭제 답글

    이런 건 '심오'한 게 아니고 '대담'이나 '용감'하다고 해야 할 것 같소
    '심오'는 블박사에게 어울리는 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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