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백이 한 일 중에서 유일하다시피 문제가 되었던 점이 ‘가족을 죽였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다시 한 번 돌아보고자 하는 부분은 가족을 죽인 계백의 언행이 도대체 어떻게 기록으로 남았겠느냐는 점이다.
삼국사기 계백 열전에 의하면 가족을 죽일 때, 계백이 했던 말은 이렇다.
한 나라 사람이 당나라와 신라의 대군을 당해내야 하니 국가의 존망을 알 수 없다. 내 처와 자식들이 포로로 잡혀 노비가 될 지 모르는데, 살아서 욕을 보는 것보다는 차라리 쾌히 죽는 것이 낫다.
이 장면을 두고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라가 망할 것을 알았기 때문에 살아서 치욕을 보지 말라는 뜻’에서 이러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이 말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도대체 누가 이 말을 전했을까? 곧이어 전사했다는 계백이 전장으로 나아가면서‘나 이런 말 하면서 가족 죽였다’며 떠벌였을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면 이 말은 계백의 주위 사람들이 듣고 기억해놓았다가 전했다고 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것도 이상하다. 계백이 처자식을 죽이면서 그 자리에 측근이라도 대동했을까?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가족을 죽이는 일은 매우 가슴 아픈 일이다. 그것도 자신의 친자식을 죽일 때 가장 아픈 것이 보통이다.
그런 자리에 뭐 자랑할 일이 있다고 다른 사람을 데리고 들어가 자신의 말과 행각을 일일이 보여주었을까? 계백이 가족 죽이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할 만큼 변태가 아닌 한, 집까지 같이 간 측근이 있다고 하더라도 밖에서 기다리게 하고 집안으로 들어가 조용히 가족을 죽이고 전장으로 향하는 것이 일반적인 심리다.
또 어쩌다 그 장면을 보고 기억해 둔 측근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렇다. 계백이 충신으로 길이길이 추앙받을지 알 수 없었던 당시 상황에서 ‘우리 장군께서 이런 말씀하시면서 가족을 죽이셨다’며 알리고 다녔을 것 같지는 않다.
- 2013/04/20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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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덧글수 : 11






덧글
"사태가 이정도로 심각해. 우리 다 죽기로 싸우자." 하셨을 거고.
잽싸게 신라 귀족이 된 상영이 이리저리 떠벌리고 다녔을 거고...
안봐도 비디오.
어찌 명림어수 따위가 박사님 상상력을 능가하겠슴까
위의 본문이 증명하고 있잖슴까
반면 고려왕이 북제사신에게 구타당한 사건은 보는 눈이 많았으니 더 믿을만 한가요?
고려가 그래서 기록을 안 남겼을 수도 있습니다.
계백이 저걸로 영웅이 된게 안보이냐?
나는 식빵...너는 블레이드 과도집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