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만의 변덕, 비형랑의 고집 └ 잡글

승만의 약속을 믿지 못하겠다고 버티는 귀족들 앞에서 덕만의 역성을 들었던 김유신과 김춘추는 뭐가 되는 건지. 신의와 충정으로 왕후의 폭정에 맞서는 길을 찾자는 논리는 또 뭘까? 승만을 역도라고 하면서 군사까지 동원해 저항해놓고, 신의와 충정 내세우면 넘어갈 수 있다는 걸까?

물론 이 장면에서만큼은 납득할만 행동을 하는 승만은 또 약속을 어기고 공격해왔다. 이에 대한 덕만의 푸념은 걸작이라고 해야 할 듯. ‘내가 모든 것을 포기했는데도 왕후가 무슨 까닭으로 공격해왔는지 짐작이 가지 않는단다.

이 드라마 제작진은 덕만공주가 이렇게 욕심 없이 착한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 같지만. 현실에서 이런 지도자 나오면, 따르던 사람 큰일 난다는 점 강조할 필요나 있을지 모르겠다. 제대로 싸워보지도 않고 포기할 거면서 공연히 권력 실세를 역도로 몰면서 싸움을 일으킨 꼴이니. 자기가 포기하는 순간 믿고 따르던 사람까지 줄줄이 피해를 본다는 점을 모르면 차라리 정치할 자격이 없는 거 아닌지.

그런데 지난주까지 이렇게 모든 걸 포기하는 듯했던 덕만이 어제는 또 승만에 끝까지 저항하기로 노선을 바꾸었다. 자기가 포기를 선언해서 자기편 김을 다 빼놓고 뭐하자는 뜻인지... 하긴 지난주까지 포기하려는 덕만을 두둔하던 김춘추와 김유신도 이번주에는 다시 끝까지 저항하자는 쪽으로 바뀌었다.

그러고 보면 이런 개념없는 짓 하는 등장인물은 덕만 뿐 아니다. 화백회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승만에게 항의했던 비형랑은 뭘까? 신라 귀족들의 기득권을 보호하는 화백회의를 그렇게 존중하는 인물이 무슨 신라 체제를 뒤집어 엎고 천노가 주인되는세상을 만들겠다는 건지. 게다가 원자의 꾸지람에 바로 꼬리를 내리는 케릭터로 묘사된다. 그러면서도 뒤늦게 승만을 죽여주겠다고 덕만에게 제의하는 비형랑이나, 이걸 의리 내세워 거부하는 덕만이나 공감갈만한 케릭터라고 하기는 곤란할 듯한데.

비형랑이 이렇게 원자에게 꼼짝 못하는 이유는 분명하게 묘사된다. 원자를 즉위시켜 천노가 주인되는세상을 만들겠다는 의지 때문이란다. 그런데 이게 이해가 될 논리일까? 비형랑이 그렇게 밀고 있는 원자는 하는 짓부터가 승만과 닮은 꼴이다. 비형랑은 도대체 무슨 근거로 이런 원자를 왕위에 올려놓고 천노가 주인되는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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