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대왕의 꿈과 문희 └ 잡글

지난주에서 어제에 이르기까지 드라마 대왕의 꿈에서 중요한 테마 하나가 김춘추와 김유신의 여동생 문희가 부부로 엮이는 과정이다. 사실 이 내용은 김유신이나 김춘추뿐 아니라, 문무왕의 탄생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꽤 유명한 얘기다. 문희가 바로 김춘추 다음에 왕이 되는 문무왕의 어머니다. 이건 김유신 가문에서 왕비를 배출했다는 뜻이되며, 당시 신라의 실세 김춘추와 떠오르는 무장 김유신이 정치적으로 결탁하는 계기로 여겨진다.

그런데 대왕의 꿈에서는 이렇게 유명한 얘기를 좀 해괴하게 개조해놓았다. 일단 이 사건이 일어난 시기는 진평왕 때가 아니라 선덕여왕 때다. 드라마 믿고 살다가 이게 진짜 진평왕 때에 일어난 일인 줄 아는 사람 생길 것 같다. 삼국유사에는 김유신이 여동생 불태워 죽인다고 소문내자, 선덕여왕이 영문을 물었고 안색이 변한 김춘추를 보고 눈치채면서 그에게 가서 문희를 구원하라고 명령했다고 되어 있다. 그만큼 김춘추가 선덕여왕을 측근에서 모시는 실세로 부각되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이걸 진평왕 때로 만들어놓았으니...

그리고 이렇게 된 건, 김유신이 일부러 선덕여왕이 남산에 놀라가는 것을 기다려 불 피워놓고 일종의 쇼를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김춘추와 결탁하기 위해 김유신이 여동생과의 통정을 유도했다고 해석하는 게 보통이다. 축국하다가 옷고름 떨어뜨렸다는 얘기나, 보희가 산에서 오줌 누다가 서라벌이 잠겨버린 꿈을 문희에게 팔아버렸다는 얘기도 김춘추와 김유신 가문의 연계와 관련해서 나오는 것이다.

기록 자체가 상당히 정치 드라마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막상 공영방송 대하드라마인 대왕의 꿈에서는 장르를 완전히 바꾸어놓았다. 당시 김춘추에게 이미 아내가 있었다고 설정해놓았으니까. 이 때문에, 문희와의 관계는 막장 불륜이 되어 버리는 셈이다. 삼국유사에는 김춘추가 한눈에 반해서 문희와 관계를 맺고 자주 만났다고 하는데. 삼국사기에는 김춘추가 김유신에게 혼인을 청했다고 되어 있다.

실존했던 역사적 인물의 관계를 이렇게까지 꼬아놓은 이유가 뭘까? 승만의 음모와 관련된 스토리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원래 역사에 나오는 이야기를 이렇게까지 꼬아놓았을 테지만... 공여방송 대하드라마라는 타이틀에 어울리는 내용은 아닌 것 같다.


덧글

  • .. 2012/10/14 14:25 # 삭제 답글

    시기는 선덕여왕 때가 맞지만 김춘추에게 문희 이전에 아내가 있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저기서 4-5년 지나면 백제가 신라를 치고 그 와중에
    김춘추의 "시집간 딸 고타소랑"이 죽어서 김춘추가 복수전을 벼르기 때문에,
    당시 혼인 연령이 아무리 일러도 고타소랑은 문희의 딸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저렇게 무리해서 여동생을 김유신이 보낸 이유는 "신라 왕족은 왕족끼리"
    라는 혼인의 대전제가 있었기 때문에, 여왕의 어명없이는 첩밖에 못되기 때문입니다.
    (김유신은 가야 왕족.) 김유신의 어머니도 신라 왕족이라 아버지와 결혼하기 위해서
    야반 도주를 했고 왕실은 딸하나 죽일 수 없어 눈물을 머금고 주었다는 선례가 있습니다.
    김춘추에게는 이미 신라 왕족 출신의 정실과 아이들이 있고, 문희는 왕명에 의해 "제 이 부인"이
    된 것이고, 왕족 출신의 아내가 김춘추의 즉위 전에 죽자 제 일부인 자리를 차지하고
    나아가 왕비가 된 것입니다. 그 와중에 김유신의 군부 세력이 힘을 썼기 때문에,
    김춘추의 전처 자식들은 없는 거나 다름 없이 되고, 죽은 아내도 왕비 칭호를 못 챙겼을 뿐이죠.
    더 막장은 김춘추와 문희의 딸은 김유신에게 시집가고 (물론 후처로.) 김유신도 전처 자식들을
    생깠으며 조카 딸과 사이에 낳은 둘째 아들이 바로 수능에 가끔 나오는 "원술랑"입니다.
  • 444504 2013/03/13 08:31 # 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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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쇼프로 본방 챙겨보기 힘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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