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추가 당의 등장을 삼한에 대한 위협으로 생각했다고? └ 잡글

어제 드라마 대왕의 꿈 초반 장면에 김춘추가 당의 등장에 대해 고민하는 장면이 나온다. 중원에 강력한 제국이 등장했는데, 우리 삼한은 서로 싸우느라 정신 없으니 이대로 가다가는 삼한 백성이 당의 노예가 될 것이라는 식의 우려를 한 것이다. 이게 대왕의 꿈이라는 드라마에서 상당히 중요한 테마로 작용하는 것 같다.

이건 작가가 만든 허상이다. 물론 선덕여왕을 과부 만들고, 천관녀 살해당한 걸로 만들어 놓은 드라마에서 역사적 사실과 다른 얘기 했다고 뭐라 하는 건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드라마에 나오는 장면은 진짜 역사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워낙 많으니... 이러다가 가잠성이 백제군에 함락 당했다고 믿을 사람도 생길 판이다.

사실 당시 신라는 그런 걱정할 처지가 아니었다. 그만큼 백제와 고구려의 위협에 자기 살기가 바빴으니까. 김춘추만 하더라도 실제로는 정 반대로 당나라가 백제와의 전쟁에서 밀리고 있는 자신을 도와주지 않을까봐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특히 태종무열왕 6년의 기록은 의미심장하다. ‘왕이 조정에 앉아 있는데, 당나라에 군사를 요청하였으나 회보가 없었으므로 근심하는 빛이 얼굴에 드러나 있었다’라고 되어 있다. 당에 요청한 군사원조에 대한 회답이 없는 사실만으로도 왕의 근심이 두드러질 정도였다는 얘기다. 그만큼 신라가 위기에 몰리고 있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태종무열왕 김춘추는 왕이 되기 전부터 적극적으로 백제를 공격하려는 시도에 주변 세력을 끌어들이려 외교에 매진하고 있었다. 심지어 충돌을 빚고 있던 고구려와 전통적으로 적대 성향이 강했던 왜에까지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갔을 정도였다. 신라가 주도권을 쥐고 있을 정도로 우위에 있었거나, 하다못해 독자적으로 버틸 수 있는 상황만 되었더라도 이렇게까지 위험을 무릅쓴 외교를 할 필요가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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