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김씨 세도정치의 전개 2 └ 성고선생의 역사이야기

김문근의 조카 김병국과 김병학은 모두 넉넉한 도량을 지닌 인물이었다. 이들은 각각 훈련대장, 대제학에 임명되었다. 김병기는 그 사람됨이 조금 호방했는데 좌찬성이 되었다. 그러나 김문근의 아들 김병필은 약하고 병이 잦아 김문근은 그를 요직에 임명하지 않고 대교 자리에나 머물러 있게 했다.

남병철은 김병기와 내외종간인데 총명했다. 학문이 넓고 글도 잘하며 더욱이 천체 관측에도 정밀했다. 그가 직접 수륜(水輪)을 제작해 지구사시의(地球四時儀)를 움직이게 해 지전설을 증명해 보이자 김문근은 더욱 그를 사랑했고 철종도 특별한 총애로 대우했다. 안동 김씨의 권세가 궁궐 안팎을 압도하게 되자 남병철도 승지가 되어 제법 권력을 휘둘렀고 여러 김씨를 깔보기도 했다. 이를 김병기가 싫어해 남병철을 전라감사로 내보냈는데 남병철은 분했으나 겉으로 드러내지는 못하고 지냈다. 마침 암행어사가 전라도에 가서 남병철의 부하 관리인 판관을 조사하려고 우선 판관의 속리를 잡아 관청의 뜰에서 잡아 족쳤다. 이에 남병철은 아전과 군졸 수천 명을 풀어 어사를 공격하게 했다. 이 때문에 남병철은 파직되었고 김병기와는 더욱 원수 사이가 되었다. 그러나 남병철은 곧이어 다시 직제학이 되었고 안동 김씨와 화해했다. 남병철은 마음이 완전히 풀리지는 않았으나 외로운 처지였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내 놓고 불평도 못한 채 오로지 서화와 여색으로써 세월을 보냈고 철종 대까지는 벼슬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세도정치기에는 뇌물 거래가 공공연하게 이루어졌다. 수령들은 백성들의 피를 짜내어 장동 김씨에게 뇌물을 주고 그 집에 손이 되기를 바랐다. 이러한 집이 모두 열두 가문이어서 열두 사랑(舍廊)이라는 말까지 생겼다. 바로 사랑방 정치를 방불케 하는 것이다.

한편 나주 기생 양씨는 김좌근의 첩이 되어 권력이 하늘을 찌를 듯했다. 김좌근은 이미 늙었으나 양씨는 잘 늙지도 않고 매우 영리해 김좌근을 잘 돌보았고 심지어 조정의 인사에 간여해 벼슬을 팔고 뇌물도 받아 돈도 많이 벌었다. 그리하여 그녀에게는 나합(羅閤), 즉 나주합부인이라는 호칭까지 붙여졌다. 사실 나합이라 한 것은 정승에게나 붙일 수 있는 합자인데 그녀를 그렇게 부르면서 비아냥거렸던 것이다. 당시 나합의 말이라면 대감의 집을 한 자 낮출 수도 있었다고 하니 권력은 그녀의 치마폭에서 나오는 것 같았다.


덧글

  • 라라 2012/07/21 13:33 # 답글

    백성들만 12가문때문에 죽어나가는군요 그 위에 장동 김씨가 있고

    머리는 좋은데 왜 저러는지.
  • 노송인 2012/08/08 16:47 # 답글

    감사가 아전과 군졸 수천명을..?
    전라도 감영에 수천명 군졸+아전이 가능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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