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로 마무리한(?)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 └ 잡글

최근 VOD로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를 봤다. 어차피 판타지라 사실을 따지는 건 별 의미가 없겠지만. 그래도 시대상황을 착각할 수 있으니 재미로 따져 보자.

조선의 왕세자 이각이 시간여행까지 해가며 현대로 와 온갖 고초(?)를 겪은 이유는 세자빈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풀기 위해서였다고 설정되었다. 그래서 얻은 해답이 이렇다.

알고 보니 죽은 사람은 자신의 부인인 세자빈이 아니라 처제인 부용이었다. 체제 부용이 언니 세자빈으로 변장까지 해서 죽은 원인은 처가에서 세자를 제거하려는 음모를 알아챘기 때문이다. 특히 장인이 세자를 제거하고 어려서 궁에서 쫓겨난 이복형을 왕으로 내세우려 했다는 설정이다.

그런데 조금만 따져 보면 이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우선 아무리 조선시대 검시가 엉망이라 하더라도 빠져 죽은 지 몇시간도 안되서 발견된 시체의 얼굴도 못알아 봤을까? 드라마 설정대로라면 그냥 옷차림만 보고 세자빈이 죽었다고 판단했다는 건데... 세자빈의 죽음, 그것도 역모와 관련된 죽음을 다루는 것 치고는 좀 그렇다.

게다가 장인이 사위인 왕세자를 제거하려 한 이유도 석연치 않다. 세자의 생모를 폐비시킨 공으로 권력을 얻고난 이후가 찜찜해서 그랬다? 그렇다면 그렇게 찜찜한 존재인 세자에게 굳이 딸을 시집 보낸 의도는 뭐가 될까? 이복형을 내세울 발상을 할 정도라면 차라리 자기 딸 시집 보내지 않고 추진하는 편이 일관성이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왕실의 외척이 된 다음에 세자를 죽이려 한다? 당시 사정을 모르면 세자 죽인 다음에 외척으로서 힘을 쓰려 했다고 생각할 지 모른다. 하지만 이건 세자가 왕이 되어 딸이 중전의 지위에 오른 다음과 그 이전이 천지차이가 난다는 점을 간과한 설정이다. 일단 중전이 되고 난 다음 왕이 죽으면 대비로 올라가 왕실의 어른으로 힘을 쓸 수 있지만, 세자 때 죽으면 왕실에서 곁가지로 빠지게 된다. 세자의 장인이 굳이 왕위에 오르지 못한 상태에서 사위를 죽이려 했다는 설정이 이상해지는 것이다.

그냥 재미로 따져 보는 것이지만, 역사가 관련되면 당시 사정 무시한 이해가 나중에 어떻게 작용할 지 모르는 법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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