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인(仁) └ 성고선생 칼럼

공자 이전의 인은 치인(治人)의 덕을 의미했다. 그러나 공자의 인은 여기에 자기 자신을 수양하는 수기(修己)의 덕을 가미했다. 공자는 춘추시대라는 혼란한 사회를 살면서 모호한 성현의 언행들을 깨우치고 정리해 그것을 제자들이나 세상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려고 노력했다.

공자의 인은 『논어』에 잘 나타난다. 『논어』는 공자 자신이 직접 쓴 책은 아니지만 공자의 말이 제자들에 의해 그대로 전해진 책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막상 『논어』에는 ‘인’이 무엇인지 한 마디로 규정해 놓은 말이 없다. 그 이유는 공자가 질문하는 사람의 상태에 따라 예를 들어가며 추상적으로 대답했기 때문이다.

번지(樊遲)가 ‘인’을 물었을 때 공자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라 했다. 그러면 ‘사람‘은 누구를 말하나. ’사람‘은 노예가 아닌 자유민일 것이다. 그리고 ’사랑‘의 대상은 혈연끼리의 자연스러운 사랑, 즉 가족사랑으로부터 출발한다.『논어』 학이편(學而篇)에 유자(有子)가“사람됨이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들에게 공손하면서 윗사람에게 대드는 사람이 드물다. 윗사람들에게 대들지 않으면서 난을 일으키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다. 군자는 근본에 힘쓰나니, 근본이 서면 도(道)가 생긴다. 효제(孝弟)는 그 인을 하는 근본인저”라고 했다. 이 말은 공자의 말이 아니지만 유자가 공자의 뜻을 대변한 말이다. 사랑은 가족사랑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자는 가족윤리야말로 사람관계에서 자연스럽게 울어나오는 천부적인 것이라고 여겼다. 군신관계는 임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떠나면 되고, 친구는 마음에 안 들면 헤어지면 그만이다. 그러나 가족은 하늘이 맺어준 천륜이라 떨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공자의 인은 가족사랑에 국한되어 있고 보편적인 사랑은 없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공자는 이 일은 인자(仁者)의 일이 아니고 성자(聖者)의 과제라고 했다. 성인(聖人)은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사람이나 보통사람도 부단히 마음을 닦고 노력하면 성인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므로 ‘인’도 혈연관계인 가족사랑에서 확장해나가려고 노력하면 다른 사람, 민족, 인류사랑 등 보편적 사랑으로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공자의 인은 “사람다움”을 뜻한다. 『논어』 옹야편(雍也篇)에 “무릇 인한 자는 자기가 서고 싶은 대로 주위 사람을 세우고 자기가 이르고 싶은 대로 다른 사람을 이르게 한다. 가까운데서 유추해서 끌어낼 수 있으면 가히 인의 방향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때의 인은 “사람다움”을 의미한다. 여기서 인자는 가족관계에 있는 ‘나‘이지만 얼마든지 가족 밖의 사람으로 확장될 수 있다. 재해를 당한 사람에게 선뜻 의연금을 낼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람답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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