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 일 강제병합 100년, 일본의 선택 └ 성고선생 칼럼

미야지마 히로시(宮嶋博史) 성균관대 교수는 지난주 뱅커스클럽에서 열린 강연에 현재 일본이 당면하고 있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출구전략으로서 일본인의 역사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명치유신 이후의 일본문제 만 분석할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의 역사를 재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어제는 일제가 한국을 병탄한 지 100년이 되는 날이었다. 최근 일본총리는 한 ‧ 일병합 100주년을 맞아 일본의 한국지배를 반성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리고 한 ‧ 일 양국의 양심있는 지식인 각 1,000명이 일본의 한국병합이 잘못된 것이라는 서명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일본의 한국합병이 전적으로 무효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일본 내부의 반대여론을 의식해서이다. 청일전쟁 ‧ 노일전쟁은 일본을 방위하기 위한 전쟁이었고, 일본의 식민통치는 그 당시로는 어쩔 수 없었던 일이라는 것이다.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는 서구 열강이 다 같이 했는데 왜 일본만 가지고 그러느냐? 조선을 강제로 병합한 것은 잘못되었지만 합법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면 왜 이같이 반대 여론이 강한 것인가? 일본의 역사교육 탓이다. 일본 역사 교과서에서는 일본의 역사는 성공한 역사, 여타의 아시아 제국의 역사는 실패한 역사라고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의 주류 역사학자들은 명치시대부터 노일전쟁까지의 역사는 긍정적인 것으로, 만주사변 이후의 역사는 잘못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동양평화를 위해 조선을 식민지배 했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니 작년부터 3년간 시바 료타로(司馬遼太郞)의 “언덕 위에 구름”이 일본의 공중파 방송에서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거기서 이또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야마가다 아리도모(山縣有朋) 등 강경파를 제압하고 조선의 자치를 주장한 자치논자로 미화하고 있지 않는가? 원작자가 영화나 드라마로 방영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말이다.

미야지마 교수는 “이예(家)의 붕괴, 윤리의 타락, 경제의 불황 등 일본의 현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명치유신 이후의 150년간의 역사만 문제삼을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사 전체에 대한 재인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선 ‘이예’제도가 시작된 14 ‧ 5세기 전후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는 동아시아의 격변기였다. 12세기에는 세계의 유례가 없는 몽고의 세계제국이 건설되어 주자학을 관학으로 정착시켰다. 그래서 그 영향 하에 있던 명 ‧ 조선 ‧ 월남이 자의건 타의건 간에 주자학을 관학으로 받아들였다.


덧글

  • ㅇㅇ 2012/03/27 14:36 # 삭제 답글

    서구는 자신들의 식민지 역사를 저렇게 자학적으로 반성하고 있나?
  • 라라 2012/03/28 17:27 # 답글

    12세기에는 세계의 유례가 없는 몽고의 세계제국이 건설되어 주자학을 관학으로 정착시켰다.

    -몽골은 유학자를 거지보다 못한 계급으로 철했는데 무슨 말인지?
  • 블레이드 2012/03/29 09:00 #

    원 제국의 과거 주 종목은 성리학으로 알려져 있음.
  • 라라 2012/03/29 10:46 #

    몽골제국에서 유학자의 지위는 거지보다는 높고 매춘부(책의 표현을 그대로 따르면)보다도 하나 낮은 등급이었다고한다. 이게 환율전쟁이라는 책에 왜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라는군요
  • 안시성 2012/03/28 19:52 # 삭제 답글

    라라//몽골제국이 유학을 무시해? 처음 들어보는 말인데...잘못 알고 있는거 아닌가?
  • 블레이드 2012/03/30 09:33 # 답글

    환율전쟁이라는 책이야 몽고나 원의 역사를 전문으로 다루자는 책이 아니니까, 일부 사례를 가지고 말한 것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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