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정원일기 등 공문서 └ 성고선생 칼럼

한국에서 가장 양이 많은 책은 어떤 책인가? 승정원일기이다. 조선시대에 국가에서 편집한 거질의 연대기 자료로서 국보로 지정된 것은 조선왕조실록(888책, 국보 151호), 비변사등록(273책, 국보 152호), 일성록(2327책, 국보 153호), 승정원일기(3243책, 국보 303호) 등이다. 이 중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가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그런데 조선왕조실록이 총 글자수가 4.768만 자인데 비해 승정원일기는 2억 4.125만 자나 된다. 그런데 이것은 조선전기의 승정원일기는 임진왜란과 이괄난으로 불타버리고 인조 원년(1623)에서 순종 융희 4년(1910)까지 288년간의 3.243책만 남아있는 것일 뿐이다.

승정원(承政院)은 오늘날의 대통령비서실로서 정종 2년(1400) 4월에 창설되었다. 고려시대에는 중추원(中樞院)에서 그 일을 맡고 있었으나 이 때 독립기관으로 발족해 태종 원년(1401) 7월에 잠시 없어지기는 했지만 태종 5년(1405) 정월에 다시 설치되어 고종 31년(1894) 갑오개혁 때 승선원(承宣院)으로 개칭될 때까지 490년간 존속했다.

승정원에는 정 3품 승지(承旨) 6인(도승지 ․ 좌승지 ․ 우승지 ․ 좌부승지 ․ 우부승지 ․ 동부승지)이 6조(六曹)를 분담해 왕명을 출납했고, 그 밑에 정 7품 주서(注書) 2인, 사변주서(事變注書) 1인(임난 이후 설치), 서리(書吏)와 사령(使令) 등이 있었다. 이 중 주서는 매일 국왕이 정사를 보는 앞에서 사관(史官)과 함께 회의내용을 낱낱이 기록해 한 달에 한 번씩 1 ․ 2 책의 승정원일기를 초서로 써서 보관했다. 일기에는 인사발령이나, 상소문(上疏文), 왕의 전교(傳敎), 논의된 정책, 국왕의 동정을 일일이 적는다. 실록이 인물과 사건에 대한 평가를 기록한 책이라면, 승정원일기는 국정운영 전반을 사실대로 전문을 기록했다. 따라서 승정원일기가 실록보다 사료적 가치가 높다. 더구나 실록은 비공개였는데 비해 승정원일기는 공개되어 정책수립에 참고되었다.

승정원일기는 주서에 의해 기록되었다. 주서는 2인이었고, 필요에 따라 가주서(假注書) 1인을 더 둘 수 있었다. 임란 때는 전쟁 관련 기사를 전담시키기 위해 사변가주서 1인을 더 두었는데 전쟁이 끝난 뒤에도 없애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그런데 주서 자리는 공석으로 두는 경우가 많아 가주서와 사변주서가 상 ․ 하번으로 나누어 입시했다. 물론 가주서 한 사람으로 모든 내용을 받아쓰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사관과 속기한 것을 대조해 보완하는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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