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인문학? └ 잡글

제법 오래전부터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나돌았다.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적어지다보니 지원도 줄고, 그래서 분야 자체가 위기를 맞게 되었다는 정도의 뜻이겠다. 그래서 관심과 지원을 촉구하는 방향으로 여론몰이를 해가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최근 이런 말과 상반되는 현상을 보게 되었다. 몇 달 전 어떤 연구소 소장님께서 이런 제안을 해왔다. 1인당 300만원의 연구비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1년의 시간을 주고 일관된 주제 하나에 4-5명의 연구팀을 모아 책 한권을 내는 프로젝트를 짜 볼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1인당 논문 한편 정도 분량의 글을 쓰면 되는 셈이다.

필자로서는 이 바닥 생활 20년만에 웬 행운인가 싶었다. ‘인문학의 위기’ 속에서 모처럼 동료 연구자들에게 연구비도 받으면서 쓰고 싶은 글을 쓸 기회를 마련해줄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반갑게 추진을 약속했다. ‘어려울 것’이라는 소장님의 걱정스러운 표정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런데 막상 일을 추진해보니 무엇 때문에 이렇게 ‘가뭄 끝에 단비’같은 행운(?)이 필자의 손에까지 들어오게 되었는지 절감하게 되었다. 몇 달 동안 웬만큼 친분이 있는 사람에게는 모두 이런 제안을 알렸다.

대부분 앞에서는 ‘한번 해보자’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 다시 연락해오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한두명 있기는 했지만, 프로젝트팀을 짤 인원은 모이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추진한 것이 지난 11월 초 역사학대회였으니, 이제 두 달이 지난 셈이다.

하긴 지난 연말 즈음에는 노골적으로 왜 그런지 밝혀주는 사람이 많았다. 한 달 즈음 지난 다음에 어떻게 된 거냐고 물으니 확인은 해주었으니까. 한마디로 ‘누가 그 정도 연구비 받고 하겠느냐?’는 것이었다.

심지어 ‘왜 좋은 재주 가지고 그런 헐값에 팔아먹는 일이나 만들고 다니냐?’는 핀잔도 들었다. 고대사학회 회장님의 말씀도 충격적이다. 이 프로젝트의 자격조건은 ‘박사학위 소지자’였는데, ‘박사학위 없는 자신의 학생들도 이런 조건으로 일을 하려하지는 않는’단다.

하긴 논문 한편 딸랑 쓰고 연봉 2-3천을 보장해주는 연구교수 같은 게 많으니 이런 조건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 같다. 인문학이 배고픔을 각오하고 해야 하는 학문이라고 믿고 있던 필자로서는 나름대로 충격이었다. 어떤 작자들은 필자가 발표비 몇십만원 받은 거 가지고도 돈 밝힌다고 발광을 하던데 300만원이 적다니.... 공연히 세상모르고 일 추진해보겠다고 해서 일을 맡겨준 소장님께 기대만 갖게 만든 게 죄송해야 할 것 같다.


덧글

  • 다능 2012/01/03 14:51 # 답글

    인문학뿐만 아니라 돈 안되는 모든 학문의 위기 같습니다.
    이공계에서는 더 이상 공대에 가서 세상을 바꾸는 연구 등을 꿈꾸기 보다는 의대를 꿈꾸죠.
    그런데 1인당 300이 한 달에 300인 것인가요 아님 프로잭트 진행에 300인 것인가요?
    한달에 300이면 88만원시대에 큰 돈인데 배부른 소리 아닌가 생각이 들고
    프로잭트비로 300이면 너무 적은 돈이라는 것에 한표...
  • 블레이드 2012/01/04 09:19 # 답글

    1년에 300이기는 한데, 그래도 배고프다는 인문학이라.... 많은 돈이라는 건 아니지만, 그나마 연구비 받으면서 하고 싶은 소리 해보자는 거였는데... 추진해보겠다는 사람이 10여명이 나서기는 했는데 2명이상 모은 사람이 없네요.
  • 안시성 2012/01/04 12:43 # 삭제 답글

    1년=300만원,1개월=25만원.청소년 1개월 용돈=10~25만원.비정규직 1개월 급료:100~150만원,
    인천의 어느 유명 대학교 국문학과 교수 1개월 급료=500만원정도.
  • 다능 2012/01/04 12:55 # 답글

    예전 실험실에서는 1년에 1사람당 인건비를 대략 4000~5000만원 정도로 잡았습니다. 실제 그 돈이 다 월급으로 간 것이 아니고 학교로 가는 간접비, 인건비와 시료들 사고 실험하고 하는데 필요한 모든 비용이 그정도 된다는 것이죠. 인문계에서 아무리 실험이 안들어간다고 해도 간접비와 모든 것을 포함해서 못해도 2000~3000은 해야 할 것 같네요. 위 언급한 프로잭트는 한달이라는 기간안에 했다면 한달동안 각자 논문 한편 정도의 글을 쓰고 모아서 책을 내는 것이라면 좋은 프로잭트인 것 같습니다.
  • 블레이드 2012/01/05 09:17 #

    한달에 다 쓰는 건 아니지만, 두어달 고생해서 쓴 발표문에 몇십만원 받았다고 돈밝힌다고 발광하던 작자들이 있던데 비해...1년 300만원도 적다고 안하는 게 하도 비교가 되어서...
  • to 블레이드 2012/01/05 09:58 # 삭제

    입은 삐뚤어져도 말은 똑바로 합시다
    그게 어디 두어달 고생한 글입니까?
    예전부터 당신이 주장하던 거 재탕하고 네티즌한테 까인 경험담 쓰고 그랬잖소

    지금까지 책 쓴 솜씨로 봐서 그 정도 글은 이틀이면 쓸 수 있을텐데 왜 이러시나?

    그리고 제발 좀 엉뚱한 소리로 허튼 여론 좀 만들지 마세요
    분명히 박사학위 이상 조건이라 그랬지요?
    그러면 답이 딱 나오네요
    석사 이상이면 논문 쓸 자격있는데 박사 이상 조건 단 이유는 뭡니까? 그게 바로 학문적인게 아니고 돈 주는 측에서 뭔가 원하는 기획이 있다는 거 아뇨?

    거짓말도 어느 정도라야지
    박사들이 돈 적다고 안한다고 한거 아닌 줄 뻔히 알면서 왜 이러시나?
    주최측에서 원하는 글이 아니면 300만원은 고사하고 300원도 안 줄게 뻔하고
    그렇다고 돈 때문에 학자 자존심 팔기는 싫고 해서 안한다 소리 한건데
    왜 이렇게 조작하시나 ㅋㅋ

    주제에만 맞으면 어떤 결론이 나와도 상관없다면 100만원만 줘도 할 사람 수두룩한 데 ㅋㅋㅋ

    모르는 애들 붙잡고 학자가 잘~~~~한다

    제발 그 왜곡 버릇부터 고치쇼
  • 안시성 2012/01/04 19:06 # 삭제 답글

    블레이드님을 언급하는 사람들과 기벌포 당일치기 방어설:
    http://wenger.egloos.com/1631854
    카테고리명 잡동사니:
    글 제목:2011년의 이글루스
    4번 항목 황산벌 전투와 백제군 프로토스설:
    -중략-백제군이 패전후 당군과 싸우러간게 불가능한데
    블레이드 유저는 가능하다고 고집했고 유저들이 반박하는것을 포기했다고 써 있습니다.
    (내용을 제가 간략히 썼습니다)

    http://cafe.naver.com/posgj.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372&
    고대 국가의 행군속도:
    손자 군쟁편:발이 느린 치중부대 배제,
    갑옷 벗고 주야로 50km행군하고 전쟁터에 도착하는 병사는 1/10수준.
    전쟁결과:패전 확실.
    주야로 15km행군하고 전쟁터에 도착하는 병사는 2/3수준.
    전쟁결과:승리 가능성 있다.
    보병속도:=치중부대속도8~12km/h(소의 속도).
    주야행군 50km,15km는 쉬지 않고 달리는 개념인것 같습니다.

    고대병사 주야 50km행군속도:16.8km/h로 추정.지속시간:2시간10분으로 추정.
    고대병사 주야 15km행군속도:16.8km/h로 추정.지속시간:0.893시간으로 추정.
    (16.8km/h로 1시간 행군하면 전투력이 유지 되기 때문에 전쟁에서 패하지 않습니다).

    황산벌~기벌포 거리:50km정도.
    일반인 50km도보속도:무게0kg짐,4km/h,지속시간:12시간30분(750분)소요.

    현대 군인50km행군속도:무게30kg짐,4km/h,지속시간:13시간30분(810분) 소요(10분 휴식 6회 포함)

    고대보병속도:=치중부대속도8~12km/h(소의 속도).
    고대병사가 갑옷벗고 창+무기들고 달릴경우 행군속도:
    무게3~12kg창+검 착용,8~16.4km/h으로 추정.
    15km를 달리고나서도 전투력은 유지된다고 합니다.
    그 이상의 속도로 달릴경우 전투력 감소.패전확실.

    42km 마라톤선수 평균속도:20km/h.지속시간:2시간10분정도.
    100km 울트라마라톤 평균속도:7.56km/h.지속시간:13시간 14분.

    백제군의 기벌포 당일치기 방어설:
    1.황산벌 패전후 백제병사는 300~400m를 뭐빠지게 달리기 쉽습니다.
    전직 조폭 조창조님이 말하길 300~400m정도 도망칠수 있을정도의 힘만 남기고 싸운다고 합니다.
    그말은 300~400m를 도주하면 안쫒아온다는 말이죠.
    즉,백제병사들이 황산벌에서 신라군에게 패한후
    최소 300~400m이상 뭐빠지게 튄거라고 볼수 있습니다.
    이후에는 숨을 조금 가다듬고 튀었을텐데.
    어느정도 안심이 되니 보통의 속도로 달리기 쉽습니다.

    2.고대병사의 평균 행군속도가 8~12km/h이니.
    백제병사가 황산벌에서 기벌포까지
    8~12km/h(치중부대속도)로 달렸다고 가정할때
    4.16~6.25시간정도 달리면
    황산벌에서 기벌포까지 50km정도의 거리를 도착할수 있습니다.

    3.황산벌에서 신라군과 백제가 아침6시~정오12시까지 싸웠다고 가정할때.
    정오12시에 패전해서 백제군이 도주하면?
    치중부대의 최대속도인 12km/h로 백제군이 달렸다면?
    정오12시에 패전해서 백제군이 도주하면
    4시간만에(오후4시) 기벌포에 도착할수 있습니다.
    즉,백제군의 당일치기 방어가 가능합니다.

    제가 말한것은 어디까지나 저의 방법이고
    블레이드님께서는 제가 말한것보다 뛰어난 방법을 알고 계십니다.
    블레이드님 답변은 책에서...

    이 글을 읽을 환까분들!
    아직도 당일치기 방어가 불가능하다고 억지를 쓰실겁니까?
  • 블레이드 2012/01/05 09:18 #

    백제군이 황산벌에서 기벌포까지 달려갔다고 볼 필요는 없다고 했었는데...자기들마음대로 전제조건 정해놓고 몰아대는 건...
  • 안시성 2012/01/05 10:42 # 삭제 답글

    제가 말한것은 어디까지나 저의 방법이고-이 글은 무엇일까요?
    블레이드님께서는 제가 말한것보다 뛰어난 방법을 알고 계십니다-이 글은 무엇일까요?
    블레이드님 답변은 책에서...-이 글은 무엇일까요?

    글을 제대로 읽고 방법을 말합시다.
    달리기 도주법은 저의 의견이고.
    블레이드님의 방법은 저의 의견과 다릅니다.
    답을 알고 싶다면 블레이드님 책을 사서 보시거나 도서관에서 빌려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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