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세기 관련 글을 썼던 진짜 이유 부담스런 이야기

그러고 보니 화랑세기 관련 글을 쓰게 된 진짜 이유도 밝혀놓을 필요가 있겠다. 에구구는 마치 이종욱 총장께 잘 보이려고 그랬던 것처럼 몰아가고 있지만, 실제 동기는 좀 엉뚱한 것이었다. 사실 화랑세기는 관심분야가 아니어서 귀동냥 하는 수준 이상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왔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주위사람들이 갑자기 ‘화랑세기가 위작임이 밝혀졌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오는 일이 잦아졌다. 처음에는 그저 궁금해서 묻는 줄 알았는데, 얘기해가면 갈수록 ‘화랑세기가 위작임이 밝혀졌으니 네 선생인 이종욱씨는 엉터리고, 그 밑에서 배운 너도 마찬가지다’라고 몰아대자는 속셈을 드러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젊잖은 척 시비거는 수법의 전형인 셈이다. 인간이라는 게 나쁜 것은 빨리, 그리고 확실하게 배우는 것 같다.

처음에는 잘 모르는 분야라 ‘증거가 뭐냐’는 것부터 들어두는 입장이었는데, 듣다보면 깊이 생각할 필요도 없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치한 내용을 증거라고 내세웠다. 하도 날림으로 조작된 증거가 많아 화랑세기 필사본에 대해 자세히 몰라도 알아볼 수 있는 수준이었던 것이다.

여기에 결정적인 자극을 한 게 철학을 전공했던 후배 하나였다. 좀 어렵게 지내기에 알바비 주면서 자료 조사 부탁하려고 했는데, 대뜸 ‘화랑세기 필사본이 위작이라더라’는 얘기를 꺼냈다. 내용은 이하동문. 전공도 다르면서 왜 그렇게 확신하느냐고 했더니 역사가 제3전공이러서 필자보다 잘 안단다.

아무리 설명해주어도 소용없었다. 육체를 좀비로 만드는 바이러스는 허구의 세계에만 나오는 것 같지만, 정신적 좀비바이러스는 확실히 존재하는 것 같다. 여기서 홧김에 관련글을 쓰게 된 것이다. 물론 이 ‘홧김에’라는 말을 꼬투리로 화랑세기 관련 글을 개인적인 원한으로 몰고 가는 것 잘 안다.

그런데 학계에서 최고의 관심을 끌고 있었던 주제에 증거를 조작해 결과를 왜곡시키고 퍼뜨리는 행위에 대해 분개한 게 ‘개인적인 원한’일까? 이건 나중에 다시 따지기로 하고.

에구구가 몰아가는 것처럼 이 글 써서 덕본 건 거의 없다. 어떤 주제이건 한번 뛰어들면 그 부분에서 성과가 계속 나와야 ‘본전’이 뽑힌다. 어느 분야나 그렇듯이 최소한의 ‘초기투자’가 들어가니까 몇 달 애먹으면서 글 한편 건지는 정도로는 ‘투자비’ 못 건진다.

그래서 이종욱 총장께도 그동안 논쟁에 대한 자료라도 얻어볼까 했는데, 당신이 직접 쓰셔야 한다고 거절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후속작 못낸다. 그 부분은 좀 섭섭했다. 공연히 홧김에 달려들어 안 그래도 바쁜 다른 분야에 타격만 준 꼴이다.

글 나오고 나서야 좀비 바이러스에서 치료된 후배 녀석에게 화풀이 했다. ‘너 때문에 본전도 못 건질 일에 뛰어들었으니 책임지라’고 밥값 덮어씌웠으니. 벼룩이 간 내먹는 짓인 거 잘 알지만 그동안 약오른 거 생각하면... 그 친구도 납득했으니 그 정도로 그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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