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사기 왜곡의 배경 └전쟁사

그러면 삼국사기 에는 무엇 때문에 이렇게 왜곡된 내용이 수록된 것일까? 여기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면 삼국사기 의 성향부터 이해해야 할 것 같다.

삼국사기 는, 잘 알려져 있듯이 이른바 ‘유교적 합리주의 사관(儒敎的合理主義史觀)’에 입각하여 쓰여졌다. 따라서 삼국사기 에 나타나는 기록의 성향을 이해하려면, 우선 삼국사기 를 쓴 유학자들의 성향부터 이해해야 할 것이다.

유학자들은, 그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공자부터 ‘도덕성’을 지상과제로 삼는 성향이 있다. 세상사를 파악하는 것도 기본적으로는 이 맥락에서라고 할 수 있다. 즉 세상이 잘못되는 이유는 도덕이 땅에 떨어졌기 때문이고, 바로 잡히려면 도덕이 바로 서야 한다는 것이 기본논리이다.

역사적 사실을 평가하는 데에도 이 성향은 예외 없이 작용한다. 나라가 잘되면 그 공은 도덕적으로 훌륭한 지배층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평가된다. 반면 잘못되면 지배층이 도덕적으로 타락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다. 나라가 망했을 경우에는 후자의 경향이 특히 심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사실 그 지배층이 별로 잘못한 게 없는데도 나라가 망했다고 하기는 곤란할 것이다.

문제는 만사를 이런 식으로 해석하다보면 별로 잘못한 게 없는 부분까지도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된다는 것이다. 백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어떻게든 지배층의 잘못을 지적해야 하고, 그 중에서도 도덕적 타락은 빠질 수 없다.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지만 힘에 밀려서 어쩔 수 없이 망했다’는 식의 논리는 만사를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식으로 해석하려는 사람들에게 달가운 것이 아니다. 그러다 보면 없는 잘못이라도 만들어서 끼어 맞추려 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잘되면 충신이요 못되면 역적’이라는 속담이 생겼나보다.

삼천 궁녀와 놀아났느니, 충신의 말을 듣지 않았느니 하는 식의 비난은 타락한 군주(君主)를 비난할 때 유학자들이 좋아하는 메뉴다. 이런 성향 때문에 삼국사기 에는 후대에 군사상황까지 헛갈리게 하는 내용이 들어갔던 것이다.

게다가 삼국사기 는 철저하게 신라 위주로 쓰여진 역사이다. 고구려의 후계자를 자처했던 고려시대에 쓰여진 책임에도, 고구려에 대한 비난조의 기록이 은근히 많다. 하물며 훈요십조(訓要十條)에서부터 역적의 땅이라고 했던 백제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도 없다.

이에 비해 신라에 대한 비난은 멸망할 때 빼놓고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좋은 나라인 신라가 고구려나 백제 같이 나쁜 나라들을 징벌해서 통일을 이루었다는 식으로 쓰여지는 게 이상할 것도 없다.

그나마 이런 성향을 가진 삼국사기 에 이 책을 편찬한 유학자들의 편견을 밝힐 수 있는 근거까지 남게 된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유교적 합리주의 사관에서 강조하고 있는 술이부작(述而不作), 즉 역사를 서술하되 작문을 해 넣지는 말라는 원칙일 것이다.

사실 이 원칙이 엄밀하게 지켜진다고 볼 수만은 없다. 하지만 이런 원칙 때문에 여러 계통의 기록에 남아 있던 백강 방면의 전투에 대한 묘사까지 조작해버리지는 못했다. 덕분에 앞뒤가 맞지 않는 기록이 남게 되어 왜곡을 밝힐 수 있는 가능성이 남게 되었다.

또 한가지는 다소 이율배반적이 데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백제의 멸망부분을 서술한 사람들이 군사문제에 무식했다는 것이다. 군사문제에 대한 인식이 조금만 확실했더라도 의자왕과 백제귀족들이 성충․흥수의 충언을 듣지 않고 백강 등의 전략요충지를 방치했다는 것과 백강 지역에서 백제군과 나당연합군이 전투를 벌였다는 사실이 모순된다는 점은 자각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술이부작이고 자시고 할 것 없이 자신들의 편견을 정당화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을 삭제할 수는 있었다.

하긴 후대의 역사가들 대부분도 이런 모순을 인식하지 못했으니, 문치주의에 젖은 고려시대 유학자가 인식하지 못했던 것은 당연할 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 덕분에 의자왕을 비롯한 백제 지배층이 누명을 벗을 기회가 생긴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덧글

  • 지나가던과객 2011/08/09 10:27 # 삭제 답글

    김부식이 신라 출신이긴 한데 그것가지고 삼국사기가 신라 위주로 쓰여졌다는 의견은 너무 앞서나간 것 같네요.
    김부식은 고려 인종의 명에 의해 삼국사기를 저술했다고 네이버 백과사전에 나와 있는데 말입니다.
  • bergi10 2011/08/09 11:26 # 답글

    그래서 왜곡된 부분이 어디인가요?
    궁금합니다.
  • ㄴㄹㄴ 2011/08/09 12:06 # 삭제 답글

    삼국사기가 절대진리? 푸흡~
    신라가

    실수로! 고조선,고구려,백제의 역사책을 태웠냐?
    의도적으로! 고조선,고구려,백제의 역사책을 태웠다!

    실수와 의도는 엄연히 다른 말이다.
    의도적으로 역사책을 태웠으니
    당연히 의도적으로 왜곡날조된 역사책이 만들어지고
    날조된 역사책을 바탕으로 삼국사기가 만들어졌으니
    날조된 삼국사기가 만들어진것이다.

    실수로 태웠다해도 역사가 실수로 날조되기 쉽다
    그런데 의도적으로 태웠기 때문에
    실수가 아닌! 의도적으로! 날조될수 밖에 없다.


    신라 사람=>경상도 사람
    신라의 핏줄이 경상도로 이어지는데
    (지역비판이 아님)

    그런데
    조선시대에 전 지역에서~
    함경도,경기도,서울,인천,강원도,충청도,전라도,경상도,
    전국 방방곡곡에서~
    개인 역사서인 족보가 대량 날조되었다
    그중에는 신라 핏줄인 경상도도 포함되어 있다
    (경상도 까는게 아니라)
    경상도 사람들도 족보 날조=역사날조 하는데
    전라도,서울,인천,경기도,강원도,등도 역사 날조를 한다

    즉,후세 사람들도 역사를 대량날조하는데
    고대 신라가 역사 날조를 안한다고?
  • 레몬 2011/08/09 12:57 # 삭제 답글

    http://dk7117.egloos.com/2182380
    이글에서 더이상 이글루스 식민빠놈들의 개수작질에 대응을 하지않으시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정말로 현명하신 판단이십니다.
    어느분 말씀처럼 똥은 더러워서 피하지 무서워서 피하는 것이 아니며 미친개는 물리면 광견병 걸릴까봐 피하는 것이지 무서워서 피하는 것이 아닙니다.
    더구나 이놈들 중에는 몇몇 선생님께 원한을 품은 소위 강단의 식민사학 끄나풀도 들어와서 노골적으로 선생님의 이미지를 갉아먹고 욕보여서 선생님의 활동을 방해하려는 아주 악랄한 놈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놈들이 바라는 것이 바로 선생님께서 이놈들의 개수작질에 일일히 상대를 해서 그걸 가지고 선생님을 계속 괴롭히려는 것이니 절대로 앞으로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상대를 해주시면 안되겠습니다.
  • ㅁㅂㅇㅅ 2011/08/09 12:59 # 삭제 답글

    좋은 글 잘읽고갑니다.^^
    여러분들의 말씀처럼 앞으로는 무슨 트집, 시비글을 올리더라도 절대로 대응하지마시고 철저히 무시하시기를 바랍니다.
    상대해줘봤자 아무 소용없고 개네들 좋은 일만 시키는 결과가 될것입니다.
  • ㅋㅋ 2011/08/09 13:41 # 삭제 답글

    옛말에 더러운 똥은 밟지 말고 피하라고 했죠
  • 새우똥 2011/08/09 18:21 # 삭제 답글

    역사밸리를 보니 쓰레기들이 최후의 발악으로 몇놈이 시비를 계속 거는데 당연히 무시하세요.
    쓰레기를 건드려봤자 참을 수 없는 썩은 악취만 진동할 뿐이지여.
    더구나 지금은 푹푹 찌는 한여름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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