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멸망 과정에 있어서 왜곡된 사실 4 └전쟁사

도저히 더 이상 관전만 할 수가 없다.

기본적인 사료비판을 음모론을 몰지 않나, 거짓말 섞여 있는 사료와 과장되기 십상인 전과까지 믿겠다는 신앙심을 상대해봤자, 더 나올 것은 없겠다. 적어도 소정방 관련 사료를 인용하게 되면 백강을 백제군이 막지 않았다는 삼국사기의 거짓말은 밝혀지는 건데 가볍게 무시하는 꼴을 보니 애초부터 관심없었다는 점 확인할 필요없겠다. 상대하지 말라는 말이 있지만, 제3자가 보고 헛갈리게 만드는 몰아가기 하나만 간단하게 다루어보고 하던 포스팅이나 계속하자.

소하씨는 이미 合을 "모이다"의 뜻으로 해석하였으며 "교전하다"의 의미는 "그런 것도 있다"고 소개하였을 뿐이다. 그럼에도 상기 작성자는 마치 소하씨가 合의 뜻을 "교전하다"라는 의미로만 해석하여야 한다고 말한 것처럼 단정지어 주장하고 있다.

어차피 말꼬리 잡는 게 목적이니 이런 소리하겠지만, 소하가 주장했던 것은 合兵이 모이다건 교전하다건 백제군과 당군이 合兵을 했다는 얘기가 된다. 적군끼리 모여서 뭘하겠나? 어떻게 해석해도 별 차이가 안나는 것을 가지고 대단한 왜곡이나 한 것처럼 몰아가는 행태가 뭘 의미하는 지 설명할 필요 없을 것이다.

게다가 소하가 직접 인용한 부분을 버젓이 보여주었는데도, 그게 신라군과 백제군의 合兵을 말하는 거라고 낚시 성공 운운하는 야스페르츠의 수준에 대해서는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고. 이 정도면 분명 난독증 수준은 아니다.

위에 인용된 기록에 나타난 성충⋅흥수의 전략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백강과 탄현이 요충지이니, 당나라군대와 신라군이 이곳을 지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다른 대신들은 ‘당나라 군사로 하여금 백강에 들어오게 하여 물의 흐름을 따라 배를 나란히 할 수 없게 하고, 신라군으로 하여금 탄현을 올라오게 하여 좁은 길을 따라 말을 가지런히 할 수 없게 함과 같지 못합니다 이 때에 군사를 놓아 공격하면 마치 조롱 속에 있는 닭을 죽이고 그물에 걸린 물고기를 잡는 것과 같습니다’라고 했다.

이대로라면 다른 대신들의 의견도 당나라군대와 신라군이 지형이 험한 백강과 탄현에 들어섰을 때 공격하여 섬멸하자는 뜻이 된다. 지형이 험한 백강과 탄현을 통과하지 못하게 하자는 성충⋅흥수의 전략과 큰 차이는 없다. 최소한 백강과 탄현에서 적을 저지하자는 전략 자체에 반대한 것은 아니다.

‘이 작전회의의 진짜 논점은 지구전으로 가면서 여러 귀족의 협력을 얻어 대군을 편성하여 적을 격퇴할 것인가, 아니면 의자왕과 현임 좌평 세력이 이끄는 국왕군을 주축으로 전쟁을 수행할 것인가였다’고 분석하는 경우도 있다. 성충․흥수를 의심한 이유도, 그들의 의도에 옛 좌평 그룹의 협조를 얻고 그들에게 권력을 돌려주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패의 근본적인 원인도 기득권에 집착한 의자왕이 여러 귀족의 협력을 얻으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데에서 찾는다.

그렇지만 이런 분석이 타당성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의자왕이 여러 귀족들의 협력을 얻어야 했던 이유는 삼국시대의 가장 확실한 상비군이 귀족들이 가진 사병으로 보기 때문이다. 사병을 허용하는 국가는 이미 국가가 아니다. 의자왕 때 백제가 아무리 혼란스러워도 그 지경까지 갔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 백 번 양보해서 귀족들의 사병을 동원하지 못했던 게 문제였다고 보면, 이건 이전의 시각과 별 차이가 없다. 이 시점의 백제는 압도적인 병력을 가진 적의 침략을 받는 상황이다. 그것도 바다 쪽에서 투입되는 당군과 내륙에서 진격해오는 김유신 부대에 대해 양면전(兩面戰)을 해야 한다.

귀족의 사병이던 국왕군(?)이던 가리지 않고 긁어모아도 병력이 모자란다. 이런 판에 기득권 싸움하느라고 병력을 내놓지 않았고 그래서 병력동원을 포기하고 방어전에 나서야 했다면, 이 역시 사리사욕을 위해 국가안보를 포기한 셈이다. 성충․흥수가 미워 타당한 전략에 반대했다는 삼국사기 등의 분석과 별 차이가 날 것도 없다.

이와 같이 삼국사기 에는 백제 귀족들이 성충․흥수에 반대하기 위해 탄현 방어를 반대한 것 같이 써놓았고 후세의 시각도 별 차이가 없지만, 기록을 잘 살펴보면 탄현 방어 자체를 반대한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백제가 망하면 같이 기득권을 상실할 입장에 처해있던 백제 귀족들이 사리사욕을 위해 움직여야 할 만큼, 특정 세력에 유리한 전략을 주장했다고 보아야 할 근거도 없다.

물론 성충․흥수와 백제 귀족들 사이에 차이가 전혀 없지는 않았다. 그 차이가 무엇이었는지는 뒤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지만, 최소한 성충⋅흥수의 전략이 다른 백제 귀족들의 반대 때문에 채택되지 못했다고 할 수 없다는 점만큼은 분명히 밝힐 수 있다.


덧글

  • 호이치 2011/08/08 12:02 # 삭제 답글

    아니...이봐요, 한국말 못 알아들어요? 合이 "합치다"니까 계백 패잔병이 와서 합친 거다, 라고 주장했잖아요? 하지만 합치다보다는 모이다라는 뜻이 기본이니, 패잔병을 합친게 아니라 그냥 군사를 모았다라는 뜻이 되는 거라니까요? 다시 말해 계백 패잔병이 당군과의 전투에 동원됐다는 근거가 없다고요. 왜냐면 블레이드 님이 한문 해석을 틀렸으니까. 알겠어요? 한자 뜻을 잘못 알고 근거인양 제시하셨다구요. 실수하셨다구요 기본 사료 해석부터.
  • 명림어수 2011/08/08 12:13 # 삭제 답글

    드디어 새 포스팅을 내셨군요.
    "사이드카" 아이디어는 신선했습니다.
    덕분에 많은 즐거움을 얻었습니다.

    님의 글 상단부를 한줄 요약하면
    "성충,흥수의 간언과 다른 대신들의 의견이 다르지 않다" 는 거군요.
    둘다 백강과 탄현 '부근'에서 적을 물리치자고 했으니
    "큰 차이가 없다".... 라는 의견이군요.

    이채롭습니다. 임진왜란당시의 전황을 가상해서 얘기 해보죠.
    고니시군이 맹렬하게 진공해서 조령에 가까왔습니다.
    어전회의가 진행됩니다.
    한 대신은 신립에게 군사를 지휘해 조령을 장악한 후 적을 막으라고 진언하고,
    또 한 대신은 왜군이 조령에 올라가게 한후 군마가 비좁은 길을 지날때 이를 공격하라고 합니다.
    누구 말을 들으나 전투는 조령'부근'에서 이루어지겠죠.
    하지만 저 두 의견이 전략적으로 같습니까? 무척 다릅니다.

    시점을 백제로 돌려도 마찬가지입니다.
    성충-흥수가 제대로된 전략을 아뢰었다면, 대신들은 제대로 망가진 전략을 아뢰었습니다.
    그 결과로 .... 백제 왕족 몇명이 신라 '득난'의 지위에 올라가는 빛나는 전과를 거둡니다 (반어법입니다).
    대당전선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요.

    중간부의 경우 '백제왕이 백제귀족들이나 그 사병들을 제어하지 못했다는 건 왜곡이다"
    로 요약되는 건가요?
    님은 역사전문가이신 것 같은데, 중앙귀족과 호족을 엄밀히 구별치 않으시니 유감입니다.
    백제보다 국가 발전단계에서 뒤쳐질 이유가 없었던 고구려도
    막판까지 호족연합같은 상황을 떨치지 못했습니다.
    더구나 백제왕실은 이때 '피난왕조'생활을 면치 못하고 있었습니다.
    같이 피난내려온 중앙귀족들이야 영향권아래 있었겠지만,
    어떻게 지방 유력자들을 휘두를까요?
    더구나, 이들에게 미끼로 걸 좌평직을 다 왕자들에게 준 뒤에 말입니다.

    하단부의 경우, '백제가 망하면 귀족들도 다 망할건데, 왜 백제에 불이익이 되게 행동하겠느냐?"
    라는 질문이군요.
    백제 대신들이 저렇게 "같이 기득권을 상실할" 행동을 취한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저도 이건 "뒤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어느분에게 많이 배웠습니다).

    마지막줄
    "최소한 성충⋅흥수의 전략이 다른 백제 귀족들의 반대 때문에 채택되지 못했다고 할 수 없다는 점"
    에는 저도 동의합니다.
    의자왕의 우유부단때문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하겠죠.

    백제군은 탄현 좁은 길을 일렬종대로 지나가던 신라군을 공격하지도 못했고,
    백강을 따라 올라오던 당수군을 공격해서 막아내지도 못했습니다.
    타이밍을 놓친거죠. 회의하느라고요.

    하회를 기대합니다.
  • mmkii 2011/08/08 13:06 # 삭제

    너도 끝도 없이 혼자서 헛소리해대는 그 근성 하나는 대단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호이치 2011/08/08 12:22 # 삭제 답글

    1. 合은 모으다라는 뜻이고 거기에서 합치다, 교전하다 등이 파생된다.

    2. 예를 들어 合兵은 "병사를 모으다", 四合은 "네 번 겨루다"라는 뜻.

    3. 그러므로 合兵을 병사를 합치다라고 해석한 것은 잘못이다.

    4. 따라서 저 문구에 의거해 "계백 패잔병을 합쳐" 운운한 의견도 근거가 없어진다.


    그래도 이해가 안 간다면 절망.
  • 칠전팔기 2011/08/08 12:58 # 답글

    소하님 쓰시기를...
    於是, 合兵禦熊津[江]口, 瀕江屯兵. 定方出左涯, 乘山而陣, 與之戰, 我軍大敗.
    이리하여 [백제는] 군사를 모아서[合兵] 웅진강 입구에서 방어하였는데, 강가에 병사를 주둔시켰다. 소정방이 왼쪽 언덕을 나와서 산 위에 진을 치니, 그들과 함께 싸웠는데 우리의 군대가 크게 패배하였다.

    블레이드 님 말하시기를...
    "소하가 주장했던 것은 合兵이 모이다건 교전하다건 백제군과 당군이 合兵을 했다는 얘기가 된다."

    왜곡/날조의 생생한 현장 중계였습니다. 이상 끗~^^;;
  • mmkii 2011/08/08 13:09 # 삭제

    자 앞으로는 블레이드님께서 너네들 무리들의 말도 안되는 시비에는 아예 상대를 안하시고 완전 무시를 하신단다.
    그러니 그냥 썩 물러가라 훠어이~~~~~~~~~~~~~~`
  • 객관적진리추구 2011/08/08 13:19 #

    안녕 분신 또 ㅇㅅㅅ이지?ㅋㅋㅋㅋ
    분신 안해도 너가 올린 글을 통해 다 알수 있단다..ㅋㅋㅋ
  • 객관적진리추구 2011/08/08 13:22 #

    나도 너같은 난독증하고는 얘기 안할래~
    어짜피 넌 증산도교 같으니까...
    난 사이비종교인하고는 대화 안하거든..ㅋㅋㅋ
    근데 어제 시간이 남아서 대화 한거 뿐이야 리얼백수님? 알았음?ㅋㅋㅋ
  • ㅋㅋㅋ 2011/08/08 15:40 # 삭제

    레알스나이퍼가 고소는 무슨 고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11/08/08 13:4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seiko 2011/08/08 17:14 # 답글

    나라가 망하면 기득권을 잃어버릴 자들은 사리사욕을 위해 국가존립에 해가 되는 일을 할 리 없는 거군요...
    진 조고, 촉한 황호, 오 잠혼 등도 국난 때 좋은 전략을 묵살했다고 할 수 없는 점만은 분명히 밝힐 수 있는거로군요...
  • 2011/08/08 19:5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지나가던과객 2011/08/08 22:05 # 삭제 답글

    드디어 전가의 보도인 '신라가 백제와 고구려의 역사책을 불태웠어요'가 나왔네요.
    물론 전쟁 중에 역사책이 제대로 남아 났을리는 없는데 그걸 일부러 찾아가면서 태워야 할 이유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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