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의 역사적 의미와 함께 부활한 민족의 영웅 └ 성고선생의 역사이야기

여러 차례 외세의 침략을 받았던 한반도 역사 속에서 고구려의 항전은 매우 뜻 깊다. 특히 을지문덕의 활약은 눈부셨다. 《삼국사기》 <열전>에서 저자 김부식은 을지문덕이 세운 공을 다음과 같이 평가하고 있다.

양제의 요동 전쟁은 출동 병력에서 전례가 없을 만큼 컸다. 고구려는 한 모퉁이에 있는 조그마한 나라이다. 그런데도 이를 방어하고 스스로를 보전했을 뿐만 아니라 그 군사를 거의 섬멸해버릴 수 있었던 것은 문덕 한 사람의 힘이었다. 《춘추 좌전》에서, “군자가 없으면 어찌 나라를 다스릴 수 있으리오?”라고 했으니, 참으로 옳은 말이다.

《삼국사기》 <열전> 권 4, 을지문덕

 

고구려에 관한 역사적 기록 대부분이 중국의 기록에 기초한 탓에 고구려를 ‘한 모퉁이의 조그마한 나라’로 묘사하고 있으면서도 을지문덕을 나라를 지키고 다스릴 ‘군자’로 묘사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평가에도 살수대첩 이후로 을지문덕에 대한 기록은 우리 역사 속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전장에서 빛났던 영웅의 모습을 좀 더 많이 접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독립운동가이자 역사가였던 신채호는 1908년 을지문덕의 전기 《을지문덕전(乙支文德傳)》을 저술하면서 이러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을지문덕은 우리나라 4,000년 역사에 유일무이한 위인일 뿐만 아니라, 또한 전 세계 각국에도 그 짝이 드물도다!’라고 표현하며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을지문덕의 의미를 부각시켰다. 역사 속에서 잊혀져가던 을지문덕의 존재를 민족의 영웅으로 다시 부활시킨 것이다.

최근 중국의 동북아 공정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상처 입은 고구려의 역사를 우리의 역사로 굳건히 지켜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민족의 영웅 을지문덕의 존재를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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