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수(弓手) 6 └전쟁사

기병의 활부터가 전문적인 궁수들이 쓰는 활과는 조금 틀린다. 궁수들의 활에 비해서는 작고 가벼운 게 보통이다. 말에 싣고 다녀야 하고, 실전에서도 말 위에서 쏘는 상황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궁수들이 쓰는 활처럼 사람 키만큼 커 가지고서는 말에 실을 수도 없을 것이고 말 위에서 쏘기도 곤란하다.

물론 기병이라고 해서 반드시 말 위에서만 활을 쏘아야 한다는 법은 없다. 그렇지만 무기라는 건 애초에 만들어진 용도라는 게 있다. 말 위에서 쏘는 걸 전제로 하지 않는다면 굳이 기병용 활을 만든 의미가 없어진다. 대개의 무기는 용도에 맞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용도는 곧 그 무기의 한계라는 의미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병의 활은 위력이나 사정거리 면에서 궁수들의 활보다는 다소 떨어진다고 보아야 한다. 요즘 식으로 말하자면 권총 비슷한 개념이라고나 할까.

사정거리가 짧은 만큼 기병은 가급적 목표물에 접근해서 발사하는 게 보통이다. 흔들리는 말 위에서 발사하는 화살에 정확성이 있을 리 없으니 이를 만회하는 측면에서라도 목표물에 가급적 가깝게 접근해서 발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활을 사용하는 전술은 이보다 훨씬 더 긴 사정거리와 위력을 자랑하는 궁수들에게는 별 위력이 없다. 하지만 활을 쓰지 않는 기병이나 보병을 상대할 때에는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들은 접근하지 못하면 공격이 되지 않는 밀리 어택 유닛이다. 이들에게 굳이 접근할 필요 없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은 일방적인 공격이 가능하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이래서 활을 쓰는 기병은 ‘기동력을 가진 레인지 어택 유닛’이라는 의미를 가지게 된다.

이 의미는 제법 크다. 고대전투에 있어서 레인지 어택 유닛은 보통 기동력이 약하다. 기병이 활을 쓰게 되면 궁수가 가진 또 하나의 약점, 즉 기동력이 약하다는 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것이다.

앞에서처럼 궁수를 스타크래프트의 하이 템플러와 비교해보면 이해하기가 쉬울 것 같다. 궁수부대의 기동성 역시 하이 템플러처럼 보병에 비해서도 나을 것이 없다고 할 정도로 느리다. 그렇기 때문에 미리 자리잡고 있으면서 공격해오는 적을 받아칠 때는 위력적이지만 순식간에 위치가 바뀌는 기동전에 잘못 말려들었다가는 몇 발 쏘아보지도 못하고 전멸되는 수가 있다.

기병이 활을 사용하게 되면 사정거리나 위력에서는 다소 떨어지더라도 이런 약점은 없어진다. 스타크래프트에서의 벌처에 비유하면 이해가 쉬워진다. 이 점이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겠지만, 이 점은 전투에서 상당한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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