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만들기가 지나치면 역효과 나는데... └ 잡글

드라마가 주인공을 띄우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너무 인위적으로 띄우는 걸 느끼게 하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이번주 드라마 광개토태왕은 전형적인 함정에 빠지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노예로 잡혀 있던 성채에서 탈출하려고 후연 왕자를 인질로 잡은 상태에서 너무 쉽게 자기 정체를 밝혀버렸다. 그래놓고 다른 노예들부터 탈출시킨다고 혼자 남았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제작진의 의도는 보인다. 담덕왕자가 그렇게 자기희생적인 케릭터이기 때문에 노예들을 위해서도 그 정신이 발동했다는 것, 그리고 그걸 본 다른 노예들이 의리를 지키기 위하여 다시 돌아왔다는 스토리를 만들고 싶었을 것이다. 그렇게 의리로 뭉친 등장인물들이 시리즈 후반에 뭔가 보여주게 될 게 뻔하다.

그렇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이상하다. 혼자서 잡히는 날에는 무슨 꼴을 당할 지 모르는데. 온갖 곤욕을 치르는 건 물론이고, 후연 쪽에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수도 있었다. 정체만 밝히지 않아도 골치 아픈 상황은 면할 수 있는데, 뭐 하러 본전도 못 찾을 짓을 했을지...그렇게 머리가 비상하다고 설정된 담덕 왕자의 행동치고는 좀 이상하지 않은가?

게다가 도망가던 중간에 말을 쫓아버리는 돌발행동도 그렇다. 이유는 추격자들을 따돌리려는 책략이라고 설정되었다. 하지만 이것도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이상하다. 실제로 아무 설명 없이 독단적으로 말을 버리고 나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

그렇게 급박한 상황에서 그렇게 차분하게 설명할 시간이 나오기 어렵다. 또 언제봤다고 노예생활 하던 사람들이 그렇게 절도 있게 따라주기를 기대하는 것도 무리였을 텐데. 한두번 영웅 노릇한 걸로 그렇게까지 충성스럽게 따라주는 게 인간의 성향은 아닌 것 같다.

탈출의 계기가 된 사건도 조금 그렇다. 체신머리 없이 왕자가 직접 칼을 들고 설치는 것부터. 배우를 띄워주자는 의도겠지만, 너무 노골적으로 하면 오히려 케릭터를 우습게 만들 수 있다. 왕족이라는 사람들이 소리부터 지르고 보는 감정적 케릭터가 되는 것도 그렇고, 그렇게 감정적으로 행동하다가 낭패보는 장면을 설정하는 것도 그렇고...


덧글

  • 훼드라 2011/07/04 10:06 # 답글

    덩치는 큰데 정신연령이 11세 정도밖에 안 되는걸로 이해하고 보죠 머...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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