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이냐 문헌사학이냐의 차이일까? └ 백제 왕성

풍납토성의 왕성 여부 (1)

지난번 트랙백으로 올리는 걸 깜박하는 바람에.... 이제야 답을 받았다. 한국전쟁에 대해서도 또 시비가 걸려 어느쪽부터 할까 망설이다가 그래도 말꼬리나 잡는 시궁창 싸움보다 젊잖은 토론이 가능한 주제부터 먼저 처리해보기로 한다.

웬일인지 따다 붙이기가 안되게 만들어놔서, 할 수 없이 요약을 해야겠다. 한마디로 하자면 고고학은 눈으로 유물과 유적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잘라 말해서는 안된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이 논리를 뒤집어보면 위험하지 않겠는지?

warfare Archaeology님이 스스로 말했듯이 왕궁이 있어야 왕성이다. 즉 왕궁이 나오지 않거나 나올 가능성이 없으면 왕성이라고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왕궁이 왕성밖에 있을 수도 있다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왕궁을 확인하고 나서 여기가 왕성이라고 발표하는 게 당연했다. 그런데 풍납토성은 왕궁을 확인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왕성이라고 발표했다는 얘기다. 그러면 오히려 이건 적어도 고고학분야에서는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했다는 논리가 되는 것 같은데....

즉 ‘왕궁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나올 가능성이 있으니 왕성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논리가 되는 것이고 이런 논리가 악용되기 시작하면 아무데나 적당한 유물이나 유적만 발견되었다고 왕성으로 몰아갈 수도 있게 된다. 실제로 지금까지 그런 성향도 있다. 필자는 오히려 그런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었던 것인데...얘기가 어째 거꾸로 간 것 같다.

또 왕궁이라는 건물은 기본적인 크기가 있는 것인데, 이런 크기가 나올만한 공간이 남지 않았다면 더 파봤자 나올 가능성 없다는 말은 할 수 있는 것 아닌지? 왕궁의 크기에 대해서도 의문을 다시는데, 접촉했던 고고학자 중에 한심한 소리 하는 사람이 많았다. ‘왕궁건물은 몇백평짜리만 되어도 큰 것이다’라는 말이다.

이 말은 정말 사실만 말하면서 거짓말을 할 수 있다는 단적인 사례다. 당시 건물 한 채가 그 정도면 클 수 있다. 하지만 왕궁은 건물 한 채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많은 건물의 집합체가 왕궁인 것이지, 딸랑 한 채 지어놓고 왕궁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게 여기는 나라였다면 그건 통상적으로 말하는 고대국가가 아닌 것이라고 여겨도 될 것이다. 5세기까지 지속되었던 한성이 그런 수준이었을까?

그리고 대형건물이나 의례용 건물, 제의유구 등이 나왔기 때문에 왕성이라고 생각햇다는 논리도 따지고 보면 신중하지 못한 처사였다. 일단 의례용 건물, 제의유구 등은 굳이 왕성과 상관없이도 나올 수 있다. 그러니 이게 왕성의 증거는 아니다.

대형건물이 나왔다고 하는데, 강선생의 자료에 입각하면 풍납토성에서 나온 최대 건물지는 200평 정도다. 건물이 크다고 할지 모르지만, 크기만 할 뿐이지 건축방식은 다른 육각형집과 비슷한 방식으로 왕궁급 건물이라고 할 수가 없다. 그러니까 왕성임을 짐작하게 해줄 수 있는 대형건물의 발견도 없는 셈이다.

웅진성(아마 평지성을 얘기하는 듯)에서도 왕궁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여기는 공주시가 깔고 앉아 아예 발굴자체가 거의 안 되었던 지역이라는 문제가 있다. 그러니까 총면적을 파악할 수 있는데다가, 웬만큼 발굴을 해놔서 남아 있는 공간의 한계를 따질 수 있는 풍납토성과는 상황이 다르지 않을까?

또 세트성이라고 할 수 있는 공산성에서는 임유각으로 추정되는 건물지와 대형초석들이 발견되었다. 그걸 기반으로 재현단지를 만들었던 것이고. 풍납토성은 이런 수준도 안된다는 얘기다.

끝으로 강선생님과 학문적인 토론을 하다가 엉뚱한 사람들이 끼어들어 변질되어 토론하기 싫어졌다는 점 깊이 공감한다. 필자도 다른 주제로 그 이상의 사태를 겪고 있다. 자세한 사정을 잘 모르기도 했지만, 굳이 그런거 자꾸 들춰서 뭐하겠냐는 생각도 들었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토론은 정말 학문적인 차원에서 하는 게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드라마 얘기는....사극이 고증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말한 게 아닌데. 단지 그런 사극보고 백제에 대한 이미지가 망가지는 것이 우려스럽다는 차원이다. ‘언덕위의 구름’이 단지 드라마일 뿐이라고 무시한다면 한국이나 중국의 이미지가 어떻게 망가지겠느냐는 차원일 뿐이다.

나머지 주제는 또 나중에....


덧글

  • 라디오 2011/06/10 10:36 # 답글

    풍납토성을 왕궁으로 주장했던 자들은 역사의 단죄를 받을 듯..

    그럴 날이 오겠지..
  • ㅋㅋㅋ 2011/06/10 12:25 # 삭제 답글

    블레이드님께서 비로그인을 차단하신다고 하셨는데 물론 무차별적 욕설을 해대는 비로그인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아주 가끔이고 어디까지나 그 원인 제공도 상대방이 하는 것이며 그러지않는 비로그인들이 훨씬 많으므로 비로그인 차단은 하지않으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그리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재밌는세상 2011/06/10 13:40 #

    오늘 계정만들어 보니 3분도 안걸립니다. 블레이드님글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대화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비로그인을 차단했다 하여 굳이 가입을 안하면서까지 비로그인을 선호하진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른 포스팅에 저에게 답글을 남겨주신분과 동일인인지 알 수 는 없지만 비로그인은 기본적으로 글쓴이의 최소정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제가 비록 오늘 계정을 만든 유령 블로거이오나 저 같은 사람은 최소정보가 남기에 제가 혹여 블레이드님에게 비상식적인 언행을 했다면 블레이드님이 저를 처벌하시기에 수월하다는 것 입니다. 그러니 전 비로그인을 차단해도 좋다 생각됩니다.
  • 즈메트리 2011/06/10 13:16 # 삭제 답글

    썩어빠진 강단식민빠놈들이 고고학이라고 다르겠습니까?
    유물이 발굴되면 올바른 해석은 못하고(아니 할 능력도 없고) 자기들 입맛에 맞게 엉뚱한 공상소설을 써대는 놈들이니
    이놈들은 우리 사회와 역사에 기생하는 기생충과 다를바가 없습니다.
    한시바삐 박멸을 해야할텐데.
  • Warfare Archaeology 2011/06/10 14:07 #

    아~즈메트리님, 이 댓글 말씀하신 거였구나. 전 뭔가 한참 고민했다능. ㅋ
  • 즈메트리 2011/06/10 14:55 # 삭제

    이 댓글은 절대로 Warfare Archaeology님께 한 말이 아니오니 오해마시기 바랍니다.
    저는 악질 식민빠 김원룡이가 퍼뜨린 무개념 고고학 떨거지들을 지칭한 말입니다.
  • Warfare Archaeology 2011/06/10 15:46 #

    흐음...김원룡 선생님은 그렇게 악질 식민빠가 아닙니다. -.-;;;

    그냥 그 당시의 사상과 그 당시의 자료가 그런 결과를 초래한 것 뿐이죠. ^^;;

    너무 그렇게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제가 단언컨대 젊은 고고학자 중 상당수가 기존의 견해를 뛰어넘기 위해 노력하거든요. ^^
  • 넴가1021 2011/06/10 14:24 # 삭제 답글

    솔직히 전 해외에 있어서 주민번호 인증이 불가해서 로그인 상태로 글을 남기기 힘들지만 그래도 좀더 진중한 토론을 위해선 비로그인을 제한하는게 좋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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