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광개토태왕의 시작 └ 잡글

지난번 드라마 근초고왕의 참패를 만회하려고 제작진이 꽤 애를 쓰는 것 같은데, 시작을 보니 그다지 큰 기대는 생기지 않는다. 우선 공영방송 대하드라마 답게 철저한 고증을 했다는 말은 듣기 어려울 것 같다. 일단 실제 역사와는 전작인 근초고왕 이상으로 담을 쌓기로 작정할 것 같다.

시작인 후연과의 전쟁부터가 그렇다. 이게 후연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으로 묘사했는데, 의도는 보인다. 광개토왕의 케릭터가 ‘평화를 사랑했던 전략가’라고 설정된 듯하니, 침략해오는 외적을 막으며 백성들의 희생을 줄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사료에 남아 있는 내용은 이렇다.

고국양왕(故國壤王) 2년 여름 6월에 왕은 군사 4만 명을 내어 요동을 습격하였다. 이에 앞서 연나라 왕 [모용]수(垂)가 대방왕 [모용]좌(佐)에게 명하여 용성(龍城)에 진주하게 하였다.

[모용]좌는 우리 군대가 요동을 습격하였다는 소문을 듣고 사마(司馬) 학경(郝景)을 시켜 군사를 거느리고 가서 구원하게 하였으나, 우리 군대가 그들을 쳐서 이기고, 마침내 요동과 현도를 함락시켜 남녀 1만 명을 사로잡아 돌아왔다.

겨울 11월에 연나라의 모용농(慕容農)이 군사를 거느리고 쳐들어 와서, 요동․현도 2군을 다시 차지하였다. 처음에 유주(幽州)와 기주(冀州)의 유랑민들이 많이 투항하여 왔으므로, 모용농이 범양(范陽) 사람 방연(龐淵)을 요동태수로 삼아 이들을 불러 위무하게 하였다.

이 전쟁은 기록에 나와있는 한 고구려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되었다. 그런데 이걸 반대로 바꾸는 건 좀 너무한 것 같다. 당시 상황 무시하고 전쟁을 선제공격이 무조건 나쁘다는 도덕적인 판단으로 인물 설정했다가 역사적 사실이 다르다는 점이 밝혀지면 많은 사람 배신감 느낄 수 있다.

드라마 내용에서도 이해안 가는 장면 좀 줄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불화살로 다리에 불질러 후연 황제 죽이겠다는 장면이 좀 그렇다. 한두명도 아니고 십여명은 넘을 인원이 불화살에 불붙이고 있으면 이게 다리에서 안보일까? 아무리 다리에 기름칠 했다 하더라도 몇 킬로 짜리 다리도 아닌데, 사람 죽을 정도로 불 번질 동안 황제가 건너지 못할까? 밤중에 화살 사정거리 안에 불꽃 오르는 거 보고서 가만히 다리위에서 구경할 군대가 있을지 모르겠다.

고무라는 인물도 희한한 인물되는 것 같다. 왕자 담덕에게 모용수 자존심 건드렸다고 나무라던 고무가 자기는 모용수와 말다툼하면서 약 올리는 것은 뭔지? 그보다 탈출해서 돌아온 자기 병사 처형하라고 명령하는 건 또 뭔지 모르겠다. 가뜩이나 병력도 모자란 판에 신원파악 어렵지도 않은 고구려 포로를 다 죽이란다. 적이 역정보 흘리려는 게 의심스러우면 그 정보만 안 믿으면 그만이지 애써 탈출해온 자기네 병사 죽이라는 건 뭔지?

이렇게 등장인물 이상한 사람 만들기 시작하면 드라마에도 좋지 않을 것 같다.


덧글

  • 점포정리 2011/06/06 17:21 # 삭제 답글

    님께서는 공영방송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듯 ㅋㅋ 드라마를 구냥 드라마로 보면 될꺼 같은데 ㅋㅋ 만약 어떤 고중위주의 프로를 만들려고 했다면 애시당초 드라마로 안만들고 다큐로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ㅋㅋ 드라마는 드라마로 봐주세요 ㅋㅋ 그리고 고증이 안되었음 안된거지 거기에 공영방송은 빼주시고요 ㅋㅋ 누가보면 케이블티비나 그외 지상파에서 만드는건 막만들어도 되는 것 처럼 보이잖아요
  • 블레이드 2011/06/07 08:13 #

    누가 사실대로 안만들었다고 뭐라 했남유?단지 그래서 이미지 망가지는 측면이 있으니 감안하시라는 거지
  • 블레이드 2011/06/07 09:22 #

    가만히 보니까 드라마에 뭐라고 했다고 다른 포스팅에까지 화풀이를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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