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기와 태자 구수 └ 잡글

드라마 근초고왕이 결국 구수가 태자로 정해지며 대제국을 완성하여 태평성대를 이루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지어졌다. 이 장면의 시발점은 아직기의 왜 파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좀 너무한 듯 싶다.

애초에 설정해놓은 러브라인을 유지하고 싶은 드라마 전개 상의 흐름은 이해할 수 있으나, 그렇다고 완전히 다른 시기, 다른 의도로 이루어진 아직기의 왜 파견을 여기에 갖다 붙이면 여러 사람 헛갈릴 것이다.

아직기가 왜로 건너간 때는 진구 황후의 아들인 응신천황 때다. 애초부터 당시 천황 자리에 있던 진구를 100년쯤 전에 있었던 야마타이국 공주로 둔갑시켰을 때부터 역사와의 관련은 물 건너 갔지만.

심지어 극중에서의 전개로 납득하기 어려울 것 같다. 아직기가 나름대로 계산해서 구수를 왜로 데리러 가려 했다고 설정하지 않았나? 그렇게 해서 자신과 가까운 왕비와 위비랑의 아들을 태자로 세우려 했다면서?

그런데 갑자기 부여근이 변덕을 부려 자기가 왜로 가버리면 애써 계산해서 도모한 일이 엉망되는 거 아닌가? 극중에서는 아직기가 찍소리 없이 한밤중에 달려온 부여근이 원하는 대로 해주는 걸로 전개되었다. 중요한 정치적 사건의 반전 치고는 납득하기가 곤란하지 않겠나?

태자가 될 사람이 바로 전날, 자리 양보하겠다고 편지 한 장 남겨 놓고 떠나자 부왕과 왕비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하루 아침에 차기 왕이 바뀌었다. 너무 낭만적으로 흐르는 것 같은데.

지금까지 그렇게 권력에 집착하던 사람들이 마지막 회에서는 모두가 진심으로 백제의 장래를 걱정하며 왕에게 충성하는 케릭터로 바뀌는 것도 그렇다. 무조건 화해시켜 감동모드 조장하는 막장식 해피엔딩의 전형 같고. 명색이 대하사극인데 이렇게 감성적 낭만으로 흐르면 현실감 느껴지겠나?

‘감수성’이라는 개그코너가 왜 떠오르는지..... 그러면서 마지막 나레이션을 뜬금없이 민족통일을 이루어야 한다는 강조로 장식하는 것도 좀 안 어울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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