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근초고왕의 백제 왕권 짓밟기 └ 잡글

이번주에도 드라마 근초고왕의 백제 왕권 짓밟기는 어김없이 계속되었다. 다만 이번 주인공이 특이하다. 작가가 무슨 마음을 먹었는지, 이번에 정신줄을 놓은 주인공은 그동안 강직한 케릭터였던 부여휘다. 이렇게 안 그럴 것 같은 케릭터가 한번 씩 정신 나간 짓을 하는 게 이 드라마의 재미라면 재미다.

해당 장면은 태자이자 친형인 부여찬과 동생 부여산이 참수형을 당하는 장면. 이 장면에서 부여휘가 갑자가 칼을 빼들고 사형집행을 막는다. 자기 부하들에게 칼부림을 하면서. 이유? 간단하다. 어머니인 해비가 죽으면서 형을 살리라고 눈물로 호소했기 때문. 이 눈물 한방울에 그렇게 미련할 정도로 강직했던 부여휘가 대역죄인 살리자고 사형장에서 칼 휘두르는 인물로 변했다. 그것도 자기 부하들에게.

참 이 드라마에서 백제 귀족들은 자기 백성들 죽이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으니 이건 문제도 안되겠다. 그래도 드라마 제작진은 전근대국가에서 대역죄를 지었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철저하게 깔아뭉갠다. 권위로 지배하는 시대에 그에 대한 도전을 용납하면 통제가 안된다. 당연히 통치자의 권위에 도전하는 행위는 극형으로 다스리게 된다.

따라서 대역죄를 처벌하는 것을 방해하려 칼을 휘두르면 그 자체가 반역행위다. 극형을 지시한 왕의 권위를 철저하게 짓밟는 짓이니까. 굳이 권위주의 시대가 아니라도 그렇다. 지금도 사혀집행장에 총 들고 난입해서 형 집행을 방해하면 어찌될까? 이런 장면만 떠올려봐도 부여휘가 무슨 짓을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런 짓을 한 당사자는 통치자와 어떤 관계이던 용납될 턱이 없다. 그렇지만 드라마의 근초고왕은 정말 마음씨가 비단결 같다. 그런 짓한 부여휘의 희생에 눈물을 흘리며 사형을 지시했던 부여찬과 산을 살려주고 만다. 정말 저랬으면 다음부터 대역죄인 처형장에 왕과 가까운 패거리가 칼들고 설치는 짓을 어찌 막으려고?

드라마 제작진은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백제라는 나라는 콩가루고, 근초고왕은 감정에 휘둘리는 변덕쟁이였다!


덧글

  • 역사 2014/03/13 13:14 # 삭제 답글

    예왕지인(예족, 부여 황제 및 대단군의 옥새)는 삼국사기 남해차차웅편에 나옵니다.
    석탈해 도래 후, 북명에서 예왕지인을 발견하여 남해차차웅에게 바쳤답니다.

    고흥의 서기는 전하지 않아 근초고왕과 예왕지인과의 관계는 아직까지는 드라마의 자극적효과를 위한 허구입니다.

    역사서와는 전혀 다른, 작가의 의도에 의한 창작소설입니다.
    요즈음, 막장 드라마와 컴퓨터 게임이 인기있으니, 오타쿠 하나가 역사까지 창작으로 만들어 막장으로 만드네.
  • 아시나요 2021/02/18 16:16 # 삭제 답글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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