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소된 임나일본부2 └ 역사일반

그렇게 되면 교역기관이라는 주장이 남는다. 이에 대해서도 역시 지엽적으로만 다른 너무나 많은 학설이 있기 때문에 한정된 지면밖에 할애할 수 없는 이 책에서 일일이 다루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니 큰 윤곽으로만 볼 수밖에 없다.

분위기로만 보자면 일본부가 교역기관의 역할도 하고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가 제기되지 않는다. 그만큼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주의해야 할 점이 있음을 의식해야 한다.

일본부가 그저 ‘교역기관’이었다고 하는 정도로는 그다지 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이다. 즉 일본부가 ‘교역기관’이었다는 뜻과 ‘교역기관의 역할도 하고 있었다는 뜻은 다르다는 것이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실상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렇게만 말하면 알쏭달쏭하게 될 수 있으니 조금 더 설명을 붙여보자.

기록에 의지하자면 임나일본부가 교역기관의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내용은 거의 없다. 오히려 기록의 대부분은 교역문제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일에 집중되어 있다. 즉 역사학자들이 좋아하는 이른바 ‘사료적 근거’만 보자면 확실할 증거가 있는 상태는 아니라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부=교역기관이라는 얘기는 당시의 정황에서 유추해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정황이라는 것도 대략 이렇다. 일본열도와 가야 지역을 중심으로 한 한반도 지역 사이에는 활발하게 교역이 이루어지고 있었고, 당연히 이 교역과정에서 생기는 여러 문제를 처리할 기관이 필요했을 것이다. 이러한 역할을 맡았을만한 기관이라고 해야 임나일본부 이외에는 눈에 띄지 않으니 딱히 교역기관의 역할이 없었다고 할만한 근거도 없는 셈이다.

그렇다고 역시 ‘사료적 근거’에 의지해서 꼭 아니라고 할만한 증거도 없다. 당시는 지금처럼 조직이 정비되어 전문적인 분야만 다루게 되지도 않는다. 그러니 한 나라를 대표하는 기관이 있으면 그 기관에서 이것저것 다루게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임나일본부가 교역 같이 중요한 업무를 다루지 않았다고 하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논리가 된다. 이 말을 뒤집으면, 그렇기 때문에 ‘교역기관’이라는 주장은 사실 하나마나한 소리가 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임나일본부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이게 ‘무엇이다’라는 차원이 아니라 도대체 어떤 성격을 가진 기관이었기에 이렇게 오지랍 넓게 여러 문제에 개입하게 되었는가를 따져 보아야 한다. 즉 임나일본부는 단순한 교역기관으로 보기에는 중요한 정치 현안에 너무나 깊이 개입되어 있다. 따라서 핵심은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게 되었느냐는 데에 있다. 이에 대한 해답이 없으면, 임나일본부가 그냥 교역기관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얘기는 사실상 하나마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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