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스페셜 ‘역사전쟁’ 방영 이후 벌어진 일본 군국주의 칭송 3 부담스런 이야기

여기서 전문가를 의미하는 ‘프로’라는 말에도 두 가지 뜻이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하나는 그 분야에 보통 사람에 비해 차원이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 있다. 또 하나는 이 분야에서 생계를 해결하기 때문에 생길 것 없는 문제에 뛰어들기 싫어하는 사람이라는 뜻도 있다. 더 나아가 엉망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튀어나와 자기들이 월급 받은 일에 타격을 주는 사태를 싫어한다는 뜻도 된다.

무엇 때문에 학계 내부에서 식민사학을 비판하자는 취지를 ‘비웃는지’ 시사해주는 대목이다. 당장 생기는 것 없는 일에 나설 필요를 느끼지 않을 뿐 아니라, 공연히 힘 있는 집단에 잘못 보여 밥줄 끊기는 일을 당하기 싫을 테니까.

원칙적으로 한국학 전문가를 자처하려면, 아무리 자기가 벌인 일이 아니더라도, 같은 기관에서 벌인 일에는 관심을 가져야 정상이다. 그렇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딱히 뭐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함부로 나섰다가 내꼴 당하라고 하기도 미안하니까. 이런 현상을 이야기해도 앞뒤 사정 가리지 않고 개인적인 한풀이라고 몰 것은 뻔하다.

이들 상당수가 한때 한솥밥을 먹던 동료들이었고 지금도 일부에게는 신세지고 산다. 그러니 이 친구들과 주도권 싸움 벌일 일도 없고, 그런 생각을 할 처지조차 아니다. 그렇다고 이 분야를 연구하는 역사학자로서 눈앞에서 벌어진 황당한 사건에 섭섭할 자격도 없어야 하나?

더욱이 여기에는 조만간 자기 나라에 한국에 대한 정보를 보급할 외국인 학생들도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일본에서는 이 드라마를 지구촌 곳곳에 수출할 것이고, 일본학 전문가들을 동원해 지원할 것이다. 이런 판에 한국학을 전공했다는 사람이 나타나 ‘한국의 유명 작가도 이 드라마 칭찬합디다.’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 아마 일본학 전공자의 100마디 보다 이 말 한마디가 훨씬 큰 효과를 낼 것이다.

그런데도 이런 현실을 비판한 방송을 만든 방송사도 문제라고 싸잡아 욕하는 작자도 있다. 인기 가수 한사람의 학력에 생트집을 잡아 모욕한 것도 철저하게 응징해야 할 행위다. 그런데 한 개인이 아니라 한국의 얼굴에 똥칠하고 다니는 작자들에 대한 비판이, 몸담고 있던 분야에 대한 공연한 비난이란다. 이런 발상을 가진 작자들이 어떤 작자들일까?

앞서 인용한 덧글에 그 정체가 시사되어 있다. 같은 대학 같은 학과에서도 비웃는 단다. 그러니 고대사학계 전체에서는 오죽할까? 이런 글을 올린 작자는 서강대학 사학과 내부의 분위기까지 파악하고 있는 점을 보아 역사학계와 관계가 있는 인물이 분명하다.

이 자를 포함해서 이번 문제에 덧글을 다는 작자들은 지난번보다 훨씬 비겁한 인간들이다. 625문제 때에는 그나마 로그인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제법 있었는데, 이번에는 철저하게 비로그인인 것은 물론이고 본인의 이름까지 사칭해서 올린 작자도 있다. 선생들부터 중요한 문제를 뒤담화로 처리하려 하니 그 자들에게 배운 작자들이 별 수 없겠지만.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에도 고대사 분과에는 대부분 이런 패거리가 들어갔다. 꼭 이들 패거리가 아니더라도, 필자의 동문들이 그랬듯이 자기 이권 다치지나 않을까를 걱정하며 이들의 행각을 방조할 수밖에 없는 게 바로 역사학계의 현실이다.

이들이 무엇을 두려워 하는지 그래서 아무도 들어주는 사람이 없도록 누구를 매도해야할지 짐작하기 쉽지 않을까? ‘같은 대학 같은 과 안에서도 비웃음거리’라는 덧글이 이런 분위기 정말 잘 보여주는 것 같다.

학계 내의 주도권 싸움이라. 물론 이런 의미도 있겠다. 하지만 이런 식의 논리라면 학술적인 문제에 대한 비판은 무조건 학계 내의 주도권 싸움이 된다. 그러면 이런 문제는 지들끼리 싸움일 뿐이니까 국민들은 아예 관심 갖지 말라는 말이 되어 버린다.

그러니까 학자라는 자들이 한국의 얼굴에 똥칠하는 주장을 하는 짓을 막으려는 것도 학계 내의 주도권 싸움일 뿐이니 신경 쓰지 말자는 뜻이 되겠다. 더 나아가 이런 문제로 펄쩍 뛰는 놈부터 공연한 문제가 일으키는 자들로 몰아버리라는 말도 될 수 있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어차피 어느 문제에나 갖다 붙일 수 있는 ‘학계 내의 주도권 싸움’이라는 말이 아니라, 그 논쟁의 주제가 대한민국 사회에 의미가 있느냐 아니냐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사회에 숨어 있는 식민사학의 잔재’라는 것이 그렇게 의미가 없을까? 서울 한복판에서, 그것도 한 몫하는 정부출연기관이 주최한 행사의 기조강연에서 당당하게 일본군국주의를 칭송하는 내용이 튀어나와도 박수갈채를 받은 현상을 보면서도 말이다.

친일파나 식민사학 청산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악용하는 경우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직접 본 것만 해도 한둘은 아니니까. 그렇다고 해서 이런 부작용이 있으니 뻔히 보이는 일제잔재들로 인하여 대한민국의 위신이 똥칠을 당하더라도 말 많은 학자들끼리 싸움이니 신경 쓰지 말라는 논리는 무슨 뜻이 될까?

그러면 삼일절 광복절 같은 국경일마다 일본을 비롯한 주변 국가의 역사왜곡을 비난하는 것도 공연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인가? 지구촌에 한국이 어떤 이미지로 박히던 그냥 놔두어야 한다는 뜻이 되나? 이런 식이라면 남의 나라에서 한국의 이미지를 왜곡시키는 것도 그냥 내버려 두자는 논리로도 발전할 수 있겠다.

그려면 동북아 역사재단 같은 것도 다 없애버리던지. 하긴 있으면서도 뒤에서 딴짓 벌이는 것보다는 차라리 나을 수 있겠다. 이런 곳에도 덧글 올린 작자들과 같은 패거리 많으니까.


덧글

  • 박구위瓠公 2010/10/27 14:33 # 답글

    전 우리나라에서 좌파가 친북이 되는게 우습더만...
    이젠 '우파'라고 하면 '친일파'랑 같은 말이 되는게 더 괴롭더군요.

  • 마광팔 2010/10/27 17:22 # 답글

    선생님같은 분께서 학계에 많이 계셔야 식민빠들로 인해서 썩어빠진 한국 고대사가 그나마 정화가 좀 될텐데 말입니다.
  • 2010/11/23 15:0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블레이드 2010/11/24 08:54 #

    자연스럽게 알 수 있는 문제이니 후일을 기약하지요. 섣불리 까면 엉뚱한 사람이 피해보면서 사실은 묻혀버리기 쉽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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