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스페셜 ‘역사전쟁’ 방영 이후 벌어진 일본 군국주의 칭송 2 부담스런 이야기

‘같은 대학 같은 과 안에서도 비웃음거리인 모 선생과 제자가 이런 데서 지껄여봐야 들어주는 사람 없습니다.’라고 덧글 올린 작자가 나온 김에 역사학계의 풍조를 보여줄 수 있는 사례를 하나 더 들어보자. 역사학계 더 나아가 한국학 전반에 걸친 분야 내부의 사람들이 식민잔재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 지도 알아 볼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 점은 앞글에 올렸던 기조강연의 이어지는 장면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앞서도 말했듯이, 특정 인물에 불과한 작가 한 사람과 기관 하나를 찝어내서 욕하자는 의도가 아니다. 오히려 이어졌던 장면이 더 충격적이었으며, 진짜 문제는 여기에 있음을 밝히고 싶은 것이다.

여기서 충격적인 장면이라는 것은, 사실상 일본 군국주의를 칭송하는 거나 다름없는 강연이 끝나자 청중들이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보냈다는 사실이다. 이 강연을 들었던 사람들이 역사학이나 한국학에 무지몽매한 사람들이었다면 굳이 ‘충격적’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지나치다고 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대강당을 가득 메우고 있던 사람들은 주로 한국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교수, 연구원, 대학원생 등이었다. 여기에는 가까운 장래에 자기 나라에 한국을 소개하는 역할을 할 한국학 전공 외국인 학생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된, 3-400명은 될 법한 사람들 중 그런 강연에 군소리 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얘기다. 강연이 벌어진 역사박물관에 아무 생각없이 놀러갔다가 얼떨결에 강연을 듣게 된 필자 하나만 빼고 말이다.

물론 그 자리에서 분위기에 눌려 큰 소리도 내지 못했다. 그저 붉으락 푸르락 하면 손가락질 정도만 해댔을 뿐이다. 그것만으로도 ‘별 미친 놈 다보겠다’는 주위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을 견디어야 했다. ‘진정 좀 하시라’는 후배의 말은 그나마 위로라고 해석해야 할 지경이었다.

대한민국에서 한국학 전문가를 키우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한국에 대하여 외국인들에게 잘못 각인된 인상을 바로잡고, 더 나아가 바람직한 인식을 심는 것이다. 그런데 지구촌 가족들에게 한국에 대한 왜곡된 인상을 심는 주요 세력 중 하나가 식민지배를 했던 일본이다.

아무리 일본 드라마에 관심이 없었더라도, 내용이 일본 군국주의를 칭송하며 상대적으로 한국을 깎아 내리는 것이었다면 그 많은 한국학 전문가 중 몇 명은 알아보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수백 명에 달하는 전문가 중 그런 사람 하나가 없었다면 그 자체로도 망신이다.

더욱이 바로 그 전주에 관련된 SBS 스페셜 ‘역사전쟁’ 이 바로 이 ‘언덕 위의 구름’을 보고 열 받아서 만든 프로그램인데도 말이다. 필자가 여기에 얼굴을 내미는 바람에 그 프로그램 본 동료들도 많았다. 일부는 바로 그 자리에 있었다.

못생긴 얼굴 보는데 정신 팔려 한 사람도 SBS 스페셜이 무슨 내용인지 알아보지 못했다는 변명도 통할 수 없을 듯하다. 강연 후 점심하면서 왜 흥분해야만 했는지 설명해주기도 했지만, 대체로 반응은 시큰둥했기 때문이다. 일본 군국주의를 칭송하던 말던 별 관심이 없었다는 얘기다.

참 이율배반적인 사실이다. 한국학 본산을 자처하는 그 기관이 걸핏하면 민족정기를 팔아 예산을 타내는 기관이다. 또 지구촌 가족들이 한국에 대해 왜곡된 인상을 가지고 있다는 명분을 내세워 이를 바로잡는 일을 하는 기관도 내부에 두고 있다. 그래서 매년 수백억대의 예산을 타낸다. 그런데 한쪽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스스로 왜곡된 인상을 심고 다니고 있다. 말썽을 빌미는 스스로 만들어놓고, 그 결과를 바로잡는다고 국민의 혈세를 타내고 있는 셈이다.

 


덧글

  • 2010/11/23 14:5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댓글 입력 영역